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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백신 수급 계획대로 차질 없이 실행이 중요"

홍경의 기자  2021.04.26 16: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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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회의 모두 발언… "냉엄한 국제 정치 현실 직시해야"
"자국 사정 급해지자 국제 공조 뒷전…사재기, 각자도생"
"타국가 비교 아닌 형편 맞는 계획, 차질없이 실행 중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코로나19 백신 수급의 독자적인 계획 마련과 차질 없는 실행을 강조한 것은 백신 생산국들이 보이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 백신 생산국의 수출 허가 여부에 우리 정부의 수급 계획 전반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리의 전문가들이 판단한 백신 접종 우선순위와 집단면역의 목표시기, 접종 계획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백신을 안배하여 필요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계약된 시기에 백신을 도입하고 있으며, 당초의 계획대로 차질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와 형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것 없이 우리의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어느 한 나라가 자국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데도 국제 정치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유가 있을 때는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연대와 협력을 말했지만 자국의 사정이 급해지자 연합도 국제 공조도 모두 뒷전이 되어 국경 봉쇄와 백신 수출 통제, 사재기 등으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을 추구하면서도 그와 같은 냉엄한 국제 정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그럴 때일수록 우리도 내부적으로 단합하여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를 보유한 미국이 자국민의 3차 접종(일명 부스터 샷)을 고려하면서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강대국들이 백신 효과의 지속 기간, 변이바이러스 대비 차원 등을 명분으로 자국의 백신 여유분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급난을 겪고 있다.


우리 정부가 당초 모더나와 계약했었던 2분기 도입 계획 역시 3분기로 밀리는 등 수급 계획에 차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이자로부터 2000만명분 추가 계약을 어렵게 성사시키기는 했지만 계약대로 실제 도입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냉엄한 국제 정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속에서 백신 생산 원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데 따른 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경 봉쇄', '사재기', '각자도생' 등 표현으로 자국 우선주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강대국들을 향한 불편한 인식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정부가 발표한 백신 수급 및 접종 계획을 소개하며 차질 없는 실행을 강조했다. 수급 불안 요인을 감안한 수정된 로드맵이다. 당초 약속했던 11월 집단 면역을 지키기 위한 세부 계획을 밝히는 것을 통해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처음부터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했고, 그에 따른 접종 순서와 접종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 "더 세부적인 목표로 4월 말까지 300만 명, 상반기 중 1200만 명의 접종 계획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부는 접종목표의 이행을 자신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플러스알파를 더해 4월 말까지와 상반기 중의 접종 인원을 더 늘리고 집단면역도 더 앞당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정부의 계획대로 4월 말까지 300만 명, 상반기 중으로 1200만명 또는 그 이상의 접종이 시행될 지 여부는 조금만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정부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해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백신 수급 계획과 접종 목표, 접종 상황 등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니, 무분별한 문제 제기를 자제해 줄 것을 언론과 정치권에 호소한 것이다.

 

현재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 중에 있고, 오는 6월 노바백스 백스 역시 국내 생산을 목표로 기술이전 협의 단계에 있다. 여기에 최근 높은 효과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도 위탁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도입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백신 생산 부족과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대국들의 백신 사재기 속에서 우리가 필요한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방역 모범국가라는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와 함께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위탁 생산 능력과 특수 주사기 생산 능력 등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기업들은 세 종류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백신을 개발하게 될 때까지 백신 확보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께서도 자신감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