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한 필로폰 거래 이뤄진다" 첩보…경찰 7명 투입
A경감 "물불 안 가리는 모범 형사인데 정말 안타깝다"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마약 투약 용의자를 쫓던 경찰관이 달아나려던 용의자 승용차에 깔려 크게 다쳤다. 이 사고로 전북경찰청 소속 직원들이 침통해 한다고 전했다.
12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5분께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의 한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서 마약수사대 소속 A 경감(53)이 마약 투약 용의자 B(36)씨가 몰고 달아나려던 차에 깔렸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소속 A(53) 경감 등 경찰관 7명은 "밀수한 필로폰 거래가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근무에 나섰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마약 관련 용의자 2명을 검거 중이었다.
앞서 경찰은 택배로 마약을 전달받은 한 아파트 입주민을 검거, 조사하던 중 택배의 최종 수취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잠복 1시간가량 지나 얼마 용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K7 승용차가 아파트 단지 내로 진입했고, 경찰은 곧바로 용의자 검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차에 타고 있던 공범은 동료가 붙잡힌 사실을 인지하고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도주를 시도했고, A경감을 비롯한 경찰관들은 차로 길목을 차단하고 용의 차량을 에워쌌다.
그러나 용의 차량은 다른 차를 들이받으며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틈새를 비집고 달아나려고 시도하던 중 A경감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후에도 도주를 시도했으나 10여m 떨어진 아파트 외벽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A경감은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으나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경감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청 내부는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한 경찰은 "몇 년 전에도 A팀장은 범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맨몸으로 맞서다 둔기에 맞아 어깨를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서 "평소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누구보다도 물불 안 가리는 모범 형사인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도 "전날 밤 이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누구보다 열심인 데다 성실하고 흠 없는 경찰인데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끝내 말을 흐렸다.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한 중국 동포 B(36)씨와 C(32)씨에 대해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