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경기 안산 한 유치원에서 집단으로 발생한 ‘햄버거병’(HUS 용혈성요독증후군) 등 집단 식중독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도와 질본은 지난 19일부터 합동으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집단 식중독 원인 규명을 위해 보존식·식기류·문고리 등 104건에 대한 환경 검체검사를 실시했지만 관련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유치원 측에서 관련 지침을 어기고 일부 음식 샘플을 보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환경 검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치원에서 보관하지 않은 보존식은 지난 10~15일 방과후 간식 4건과 점심 반찬 2건 등 6건이다.
균이 발생했을지 모르는 음식 샘플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추가적인 원인 규명이 어려워진 셈이다. 함께 진행 중인 인체 검체 검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원아 184명과 교직원 14명, 조리종사자 2명, 원아 가족 등 모두 295명에 대한 인체 검체 검사가 진행 중인데, 많은 인원에 대한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인체 검체검사의 경우 배변을 통해 균을 배양하는 과정을 거쳐 실험을 해야하기 때문에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1명당 3~4일이 걸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경검사에서 균이 발견됐으면 원인이 금방 나왔을텐데, 검사 결과에서 균이 발견되지 않아 발생 원인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역학 데이터 분석과 검사를 병행해 발생 원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역학조사 담당자들은 다른 조사 방법도 함께 병행해 최대한 빠른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들은 현재 역학조사 범위를 늘려 대상자들이 먹은 음식과 식중독 발생률 등을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치원에 공급된 식품 등에 대한 유통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에 대해 피해 가족들이 역학조사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조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햄버거병은 장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다. 지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일명 HUS에 집단 감염된 후 이름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