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수정 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상당수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경기불황으로 실직자들이 지속적으로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소비가 위축된 상태에서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설 자리를 잃은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한파까지 덮쳐 생활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창업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5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점포 문을 닫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상공인 종사 업종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음식·숙박업의 생존율이 가장 저조했다.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창업한 소상공인 중 2013년까지 점포를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29.0%에 불과했다.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은행에 손을 벌리면서 대출액도 사상 최대치인 33%를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인근 식당과 미용실 등 자영업자들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이들이 연명 차원에서 빚을 늘린 결과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미래가 더욱 암울하다는 것이다. 자칫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것도 빠듯해질 수 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년퇴직을 한 베이비붐 세대의 소규모 창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며 "경기회복세 둔화,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소매판매와 음식업종의 업황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영란법, 자영업자 두번 죽인다
특히 김영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에 관행적으로 굳어져온 부정한 청탁이나 접대, 금품수수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실제로 법이 시행되자마자 관가 주변 식당의 빈자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주류업계도 가게 문을 닫게 생겼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화훼 등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른바 '3-5-10 규정'(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 접대, 5만원을 넘는 선물, 10만원을 초과한 경조사비 금지)에 따라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매출 급감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사태이지만, 매출 감소와 소비 둔화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분위기다. 아직 규정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은 탓에 시행 초기 판례가 될 수 있는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잔뜩 엎드리는 '복지부동' 자세가 실제 소비생활에 직격탄을 날리며 내수 실종을 초래하고 있다. 안 그래도 장기화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한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전업이나 폐업할 수 밖에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김영란법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는 자영업자의 몰락이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소비위축에 따른 농·수·축산업계와 요식업계의 불황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을 자영업자들이 김영란법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