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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 과도한 이윤추구·관리 부실로 발생”

조아라 기자  2016.07.18 15: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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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수많은 기업이 연관돼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뒤늦게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습기 살균제 재난 실체 규명과 당면 과제 토론회’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가 주최한 이 토론회에는 사건의 피해자는 물론, 의료계·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 상황과 재발 방지를 위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김동현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 운영위원장은 “안방의 세월호라 할 수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환경유해물질에 대한 국가 관리의 부실과 도를 넘은 기업의 이윤추구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참사”라며 “2002년 최초 사망자가 발생하고, 2011년 역학적 인과관계가 밝혀졌지만 2016년에 이르러서야 범사회적으로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 SK케미칼(당시 유공)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상품으로,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제조·판매·사용됐다”며 “올해 6월말까지 신고된 피해자는 3698명, 사망자는 70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는 영국 옥시 레킷벤키저를 비롯해 8개 이상의 외국 회사와 22개 이상의 국내 기업이 관련돼 있는 사건”이라며 “특히 애경 가습기메이트의 원료제작사인 SK그룹 SK케미칼, 자체 PB 상품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판매한 대기업 대형마트들(신세계그룹 이마트, 롯데그룹 롯데마트, 삼성그룹 홈플러스, GS그룹 GS리테일, LG그룹 가습기살균제 119) 등 6개 이상의 국내 대기업이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임종한 환경보건독성학회 회장은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2011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과는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여러 관련 부처(환경부, 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습기 살균제는 노출량에 따라 성인의 경우 중증 폐 손상이나 사망, 폐 섬유화, 천식, 비염 등의 피해를 입히고, 태아의 경우에는 사산, 조산, 유산, 선천성 폐 손상, 폐 기능 저하, 정신 지체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세계 WHO 회원국의 47%가 운영 중인 중독관리센터(PCC)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더라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더 빨리 규명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관 한국역학회 회장은 “가습기 살균제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115명의 피해자와 98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외상성 스트레스증후군, 불안장애, 자살충동 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화학물질 사고 예방을 위해 감염병 이외에도 만성질환을 포함한 주요 질환에 대한 통합건강감시체계가 필요하다”면서 “건강영향평가를 위한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최근 글로벌 기업에 의한 집단 소비자 피해가 다수 발생했지만 사업자의 사후조치 및 피해처리 방안 등에서 한국 소비자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최적의 보호’가 아닌 ‘최소한의 보호’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안전을 우선시하고 일원화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소비자 안전을 전담하는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며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충분한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집단적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