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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직전 통합신당 결국 쪼개지나?

김부삼 기자  2008.01.08 2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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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믿었던 정동영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표 차이로 완패하면서 충격여파가 총선까지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반(反)노무현 정서로 한번 돌아선 민심은 좀처럼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판세가 지속된다면 총선에서 거대 야당으로 살아남는 것은 꿈에 불과한데다 과거 미니 민주당의 운명처럼 명맥만 근간이 유지하는 상태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벌써부터 신당에서는 안영근 의원의 탈당으로 "탈당도미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흐르고 있고 곳곳에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한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총선에서 신당의 운명은 '풍전등화'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다.
◆안영근 탈당, 도미노 신호탄?
안영근 의원은 지난4일 "신당은 이미 여러번 심판을 받았고 국민들은 더 이상 표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당 해체를 통해 길을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신당 의석은 141석으로 줄었다.
안 의원뿐만 아니라 충청권과 수도권 의원들도 탈당 움직임으로 들썩이고 있다. "차라리 당을 해산하고 개별적으로 뛰자"는 말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이날 탈당한 안 의원도 "당의 미래가 매우 암울하고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데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4월 총선에서 신당 '간판'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문병호 의원은 "개별적 판단에 따라 탈당하는 의원들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구(舊)열린우리당 보수성향 의원 중심)' 소속이었던 안 의원의 탈당은 4월 총선을 겨냥한 탈당러시의 신호탄을 의미하고 있어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연패(連敗)를 기록한 '색깔이 다른' 여러 계파로 나뉜 신당에서 '분열'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고 이참에 차라리 '당해체가 낫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첫 탈당에 이목이 집중된 것.
단순히 현 상황만을 놓고 보면 대선 참패 이후 반성과 평가를 겸한 노선이나 정책 등에 대한 정렬 작업없이 '당대표' 뽑는 것에만 골몰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중립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현재 당 쇄신위의 수습안 논란은 궁극적 해법이 아니다"면서 "집단이냐, 단일이냐, 경선이냐, 추대냐 하는 논의는 지난 총선이후 계속되는 선거패배에서 항상 논의돼 온 것이었다. 이번 대선도 지방선거의 연장선장에서 본질적인 반성없이 지도부 얼굴 바꾸기로 일관해 또 다시 민심 왜곡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신당은 정치의 방향성과 고민없이 그냥 모여있을 뿐"이라며 "어떤 정책적 방향설정을 위해 치열한 노선투쟁을 통한 '정렬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곧 '헤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런 점에서 보면 안 의원의 탈당은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당 지도부는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같이 할 수 없으면 차라리 '유쾌한 해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총선을 겨냥한 탈당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며 "같이 할 수 있는 노선의 정렬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창간20주년 322호 특집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