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국외에 있는 중요 한국사자료에 대한 조사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그 첫 성과로 19세기 초에 제작된 중요 고지도인 <조선도>에 대한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지도는 김정호가 1861년 제작한 <대동여지도>에 선행하는 전국지도로 19세기 대축척 전국지도의 발달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지도로 주목된다.
18세기 후반 영정조대에 크게 발전한 조선 지도학은 크고 상세한 전국지도를 여러 권의 책에 나누어 수록함으로써 이용자의 편의를 크게 도모한 새로운 형식의 지도를 만들어냈다. <조선도>는 이러한 새로운 형식의 지도 가운데 하나로, 이 지도에 이르러 전국의 모든 지역을 상세히 수록한 전국지도를 간편하게 열람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대축척 전국지도의 성공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같은 지도가 19세기에 제작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조선도>는 모두 26권으로 이루어진 전국지도집이다. <조선도>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방안식 군현지도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충실히 합성하여 만든 전국지도이다. 특히 100리를 주척 1척(오늘날의 약 21cm)으로 표현하여 당시까지의 어떤 전국지도보다 큰 축척으로 제작되었다. 수록된 지명으로 미루어 <조선도>는 1800년에서 1822년에 제작된 지도로 18세기에 크게 발달한 방안식 군현지도가 정확한 전국지도로 전개되는 양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조선도>에는 울릉도 옆에 우산도가 기재되어 있어 독도 영유권과 관련하여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 일찍이 1531년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팔도총도>에 독도가 ‘우산’으로 표기된 이래, 이후의 여러 지도에도 ‘우산’으로 표기된 독도가 수록되어 있다. <조선도>는 이와 같은 전통을 계승한 지도로 주목된다.
이번에 발간되는 <조선도> 자료집은 지도집과 해설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지도집에는 <조선도>의 내용 전체가 실제 크기로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이 직접 지도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해설집에는 <조선도>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제와 논고, 지명색인을 수록하였다. 이번 <조선도> 자료집은 작년에 출간된 <동여> 자료집과 함께 조선 후기 대축척 전국지도의 발전양상을 살피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올해의 발간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국외에 유출된 주요 한국사 자료에 대한 자료집을 발간함으로써, 국외에 있는 우리 역사자료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널리 알리고자 한다. 아울러 이번에 발간되는 <조선도> 자료집은 조선 후기의 역사 연구자와 지도 연구자에게 중요한 학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