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검사, 최재경 특수1부장, 김기동 검사 3명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처리 시한인 15일 오후 2시를 넘겨 자동 폐기된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한나라당 의원 80여명은 자진 해산했으나, 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남아 의장석을 점거한 채 농성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본회의장 입구 앞에서"어제부터 지금까지 (농성을 해서) 검찰 탄핵소추안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오는 12월19일 국민들이 현 정권과 신당을 탄핵하는 그날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원내대표는"일단 '탄핵 폭거' 는 저지했지만 남은 과제는 'BBK 특검법' 으로 대선에 영향을 끼치고 이를 총선까지 연결시키려는 (신당의 음모를) 저지하는 것"이라며 "좌파에게서 정권을 뺏는 것은 혁명보다 어려우니 만큼, 우리는 지금 '혁명 투사'처럼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 (농성을) 마치고 돌아가면 대선 운동을 열심히 하는 한편,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 지 모르니까 비상상황에 대비해 달라"며 "지금 (신당 의원) 60여명이 (본회의장) 안에서 점거 농성 중인데 (이에 대한) 대안은 지도부에 맡겨달라"고 주문했다.
한나라당은 앞서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법 결사 저지 방침을 재확인하고 17일 직권상정 방침을 밝힌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해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반면 전날(14일) 한나라당의 저지를 뚫고 단상 탈환에 성공한 신당은 주말 내내 본회의장을 지킨 뒤, 임채정 국회의장이 특검법 직권상정 시한으로 정한 17일까지 본회의장 점거를 계속하겠는 계획이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및 비상대책위 연석회의에서"국민의 60% 이상이 BBK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과반수가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17일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한나라당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본회의장을 쇠사슬로 묶는 폭거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만약 이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 전체를 쇠사슬로 묶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임채정 국회의장은 'BBK 특검법'의 심사기일을 17일 정오로 지정, 기일이 지나면 직권 상정할 뜻을 밝혀 양당의 '17일 대격돌'이 예고돼 있는 상태다.
한편 검찰은 이날 탄핵소추안이 자동 폐기된 것에 대해 "예상됐던 바이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은 이날 오후 2시 탄핵안이 폐기된 것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수사했고, 있는 그대로를 발표했기 때문에 수사 검사 탄핵안이 폐기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내부에서는 탄핵소추안이 부당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소추권한이 국회의 권능이라는 점을 존중해 지켜봐 왔다"며"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진다면 탄핵안이 부결 내지 폐기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