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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7주기 추모식…“김석기 前청장 처벌하라”

김정호 기자  2016.01.23 16: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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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정호 기자]“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양보하거나 사람의 존엄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박래군 용산 7주기 추모위원회 집행위원장)

23일 오후 용산참사 7주기 추모대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한강로 옛 남일당 터. 7년 전 '용산 철거민 참사'가 일어났던 곳에 당시 목숨을 잃은 철거민 5명의 분향소가 차려졌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500여명(주최 측, 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에 국화꽃 한 송이를 헌화했다.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 참석자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박래군 추모위원장은 "이곳에서 가난한 이들이 연대했던 모습을 기억하자"며 "이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가족협의회 대표, 마포구 신수동 철거민대책위원회 대표자도 참석해 추모발언을 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2014년 4월16일 이후 겨우 648일째 버티고 사는 것도 너무나 어렵고 힘든데, 2196일째 그 날을 잊지 못하고 살아가시고 있는 여러분을 뵈니 저희가 느끼는 어려움은 투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렇게 추운 겨울날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참담하다"며 "이제부터라도 그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 진압작전을 지휘했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의 새누리당 경주지역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강하게 규탄했다.

용산참사 당시 목숨을 잃은 고(故)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는 "사람을 죽인 장본인이 국회로 들어가겠다고 총선에 나왔다"며 "김석기를 국회가 아닌 감옥으로 보내는 데 앞장서겠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추모위 역시 성명을 통해 "진압 책임자 김석기는 공기업 낙하산 사장도 모자라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해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살인개발의 참혹한 진실이 아직 규명되지 못했는데 올해 봄부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시간이 흐르고 학살의 물리적 흔적이 사라진다 해도 국가폭력에 의한 학살은 결코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식은 송경동 시인의 추모시와 평화의나무합창단 추모공연을 끝으로 종료됐다.

추모식을 마친 이들은 옛 남일당 터에서 서울역광장으로 행진,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민주노총 '노동개혁 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