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우리는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0월 국회 시정연설내용이다.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비상조치가 취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반대로 방역 완화 조치를 시행할 정도로 매우 예외적으로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라는 자찬과 함께, “국경과 지역봉쇄 없는 K-방역의 성과로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는다”라고 우리의 대응 전략을 뽐냈다. 그런데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고 병상부족에 백신도 없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대통령의 인식은 같을까?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방역과 경제’ 두 마리를 다 잡겠다고 호언했다. 그리고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도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코로나가 세상에 나타난 후 거의 1년간을 돌아보니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외국을 보니 더욱 그렇다. 지금 돌아보면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가 취한 전략이 우리보다 현실적이었다. 이들은 방역보다는 우선은 경제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보다 확진자수는 훨씬
[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역대 가장 관공서 홍보영상같지 않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모범적인 홍보물이 있다면 한국관광공사의 홍보물 <범 내려온다>일 것이다. 이 영상의 인기는 이날치밴드를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에도 '폰 내려온다'로 등장시켰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토끼전)에 나오는 노래 중에 하나다. 토끼를 찾는 별주부(자라) 이야기다. 별주부가 토끼를 찾아찾아 절벽을 오른다. 온 힘을 다 써서 지친 별주부는 마침내 절벽에 올라 저쪽 멀리에 있는 토끼를 발견한다. 그런데 실수를 했다. 별주부가 “토선생~”하고 부른다는 것이 아뿔사. 그만 힘이 빠져 발음이 새버린 채 “호선생~” 이라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때마침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소리를 호랑이(범)가 듣는다. 더더군다나 몸에 좋은 자라로 만든 용봉탕을 먹고 싶은 마음이 동했던지라 신이 나서 한달음에 산을 내달린다. 반면에 별주부는 갑작스런 범의 출현에 겁에 잔뜩 질려 바닥에 바짝 엎드린채 어쩔 줄 몰라한다. 이 '범내려온다' 이야기는 요즘 정국의 모습과 흡사하다. 당 대표에 5선의원까지 했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의 총대를 메고 벽을
[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바이든 미국 대통령시대를 앞두고 외교가가 분주하다. 이미 당선이 거의 확정되자마자 한국도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방미하여 새로운 대미외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북한도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대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속한다”라는 경고도 해외 공관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외교정책에 가장 민감한 국가 중의 하나는 중국일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는데 집중하자”고 말하며 “중미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중미간의 갈등관계 속에서 어떤 전략적 접근을 취할 것인지는 계속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미관계가 정중동인 상황에 최근 왕이(王毅) 중국외교부장의 방한이 주목을 받았었다. 미중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스탠스를 점검하려는 중국의 목적과 함께 한국으로선 바이든 당선 확정 후 미중외교의 공식적인 첫 시작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그의 방한이었다. 많은 언론이 그의 방한을 떠들썩하게
[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사의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인수에 대해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알려졌다. DH가 국내 배달 앱 2, 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민을 M&A(인수 · 합병)하게 되면 음식배달업 시장의 90% 이상을 독과점하게 됨으로써 이를 고려하여 자회사 매각의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현재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59.7%, 요기요 30.0%, 배달통 1.2%로 탑3의 합이 90%를 넘는다. 그런데 공정위가 합병의 가장 중요한 축인 요기요의 매각을 전제로 DH의 배민인수를 승인한다고 하는 이 발상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M&A는 기본적으로 한 회사가 자신의 기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기업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구가하려는 고도의 경영행위이다. M&A는 기업 효율성 확보와 이윤추구를 위해서 결합을 통해 기업 또는 사업 간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DH가 인수대상인 배민을 얻기 위해서 기존 기업인 요기요을 버리라는 주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미국 트럼프 후보와 바이든 후보의 대선을 ‘똘기의 트럼프와 꼰대같은 바이든’의 대결이라는 한국형 표현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일견 맞을 수도 있는 얘기다. 나는 애당초 4년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때부터, 아니 대통령 당선의 의미가 전통적 질서를 강조하는 ‘꼰대’의 피곤함에서 벗어나, 조금은 새로운 유형의 소위 ‘똘끼’ 리더십에 대한 미국인의 기대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갖았었다. 월가에 대한 반감, 막강한 의회권력으로부터의 탈피, 전통적 질서와 원칙주의에 대한 일탈 등 이들이 모여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고, 트럼프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과 결합해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4년을 경험하며 미국인들은 이런 새로운 똘끼 리더십에 대해 오히려 더 큰 피곤함을 느낀 듯하다. 소위 경합지역에서의 4년 전 트럼프 쏠림현상이 이번 선거에선 몇 개 주를 바이든이 되찾아오는 바뀜현상으로 전환되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는 미국이 다시 전통적 질서와 원칙이 중시되는 나라로 복원된다는 의미로 나는 생각한다. 백악관도 백악관이지만 상하원, 즉 의회의 역할이 강조되고, 트럼프식의 하향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논란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대주주’ 요건을 내년 4월부터 1종목당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보유한 종목을 팔아서 수익을 내면 지방세 포함해서 22~33%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는 당초 ‘과세의 형평성 제고’를 명목으로 2017년에 입법안이 마련됐고, 이후 대주주의 기준은 2018년 15억, 2020년 10억으로 낮춰졌으며 그리고 내년부턴 3억으로 하기로 결정된 사안이다. ‘소득있는 곳엔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자산소득에의 세금부과는 원칙만 놓고 볼 때 취지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있다. 그리고 정부가 강조하는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것도 매우 중요한 가치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선은 현실적인 운용의 문제가 우리 주식시장엔 놓여있다. 이 정책이 가동되면 연말까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약 10조원 가까운 매도 물량이 주식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폭락은 결국 일반 개인투자가들의 피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윤석열 국감이 화제다. 이에 대한 평가는 이미 진영논리에 따라 긍정과 부정의 입장으로 확연히 갈라져 있기에 여기선 논외다. 윤석열 총장의 메시지는 잔가지를 빼면 3가지로 모아진다. 첫째,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는 일단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 나아가 여권과의 대립은 각오했으며, 이를 천하에 공표함을 의미한다. 둘째, 자신의 인사권은 대통령의 신임에 달렸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메신저를 통해 신임을 거두지 않았다는 의중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문제는 추미애 장관급이 아니라 대통령의 결심에 달린 사안임을 천명한 것이며, 결국 공을 문 대통령에 던짐을 의미한다. 셋째, 퇴임 후 천천히 국가에 적절하게 공헌할 기회를 찾을 것임을 밝히며, 그 방법으로 정치를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상황에 따라 대선까지도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감후, 이들 메시지에 대해 일단 야권은 일부 기성정치인들의 비판은 있지만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런데 여권은 윤 총장의 발언내용과 태도에 부글부글 끓면서 일제히 공격했다. '그래서 결국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고, 일부 의원들은 '해임'이라는 용어를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벌써 27년 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나는 당시 제일기획이라는 삼성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다. 광고기획을 했던 나는 1993년도 6월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부르면서 본격 시작한 ‘삼성 신경영’에 때맞춰 전략기획실에 차출되어 3년간 제일기획의 신경영 실무를 담당하게 된다. 당시 삼성TV는 소니나 파나소닉에 절대 열세였다. 냉장고 세탁기도 월풀에 절대적으로 밀렸다. 제품력보다는 'A/S의 삼성'이라는 소리를 듣던 시대다. 세계 1등 제품은 고사하고 역시 국내 그룹인 LG와 라이벌소리를 듣던 시대다. 게다가 '인화'를 강조한다는 LG그룹 대비 '얄미운 삼성'소리를 듣던 시대다. 그래서 광고엔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와 '세계 일등 기업', '우리들의 친구 삼성'이 줄기차게 나왔던 시대다. 삼성 신경영이 시작되었다. 신경영은 변화의 상징으로 우리 사회에 크게 회자된다. 그러나 당시에 정작 조직 내에선 광고회사의 창조성을 깨뜨리는 ‘관리의 삼성’다운 발상이라고 밤에 좋은 안주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리곤 어느덧 삼성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었다. 돌아보면 '마누라하고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뒷다리 잡지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진영에선 벌써 ‘부자몸조심전략’의 기미가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조사가 속출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정작 본선에서 패배한 4년 전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다. 이번 대선은 관심을 끌만한 긍정적 캠페인이나 전 세계를 끌어가는 리더로서 미국이 보여주는 방향성을 표현할 만한 정책 이슈가 없는 역대 최악의 선거다. 만약 예상대로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트럼프의 기행(奇行)만이 돋보인 트럼프에 의해 망쳐진 선거로 역사가 기억될 법하다. 우선 이번 대선은 ‘코로나19’가 선거를 지배했다. 그 여파로 사전투표율은 4년 전의 14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사상 최대치인 2200만 명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며 우편투표를 공격해 온 트럼프 진영은 투표용지 수거함 논란을 비롯해 결국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트럼프도 병원신세를 지게 만들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넘어온 역병을 막아낸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특히 무리들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왕비(王妃)를 끌어내어 두세 군데 칼로 상처를 입혔다(處刃傷). 나아가 왕비를 발가벗긴(裸體) 후 국부검사(局部檢査)(웃을(笑) 일이다. 또한 노할(怒) 일이다)를 하였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기름(油)을 부어 소실(燒失)시키는 등 차마 이를 글(筆)로 옮기기조차 어렵도다. 그 외에 궁내부 대신을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殺害)했다." 명성황후 최후의 장면을 기록한 문서인 '에조 보고서'의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사건 발생 71년 만인 1966년 한 일본인 역사학자에 의해 최초로 공개된, 당시 일본 낭인 중 한 명이 작성해 일본 본국으로 비밀리에 보낸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작가 김진명 씨가 문서의 전문을 찾아내 2002년 오마이뉴스에 처음 소개했다. 이 보고서로 과거엔 '능욕(凌辱)'과 '시간(屍姦)'으로만 알려진 이 역사적 사건이 명성황후가 시해 직전 즉 살아 있는 동안 능욕당하고 불태워지면서 죽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으며, 황후는 시간(屍姦)을 당한 것이 아니라 강간(强姦)을 당한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아픈,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다. 이런 일이 며
이 나라는 완전히 사법의 나라가 되었다. 경제도, 문화도, 정치도 없고, 오직 사법의 나라가 되었다. 그나마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와 장마 등 이상기후현상이 끼어들어서 그렇지 국민들이 줄곧 접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사법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작년 중반 이후의 우리나라는 다섯 명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코로나19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조연이라면, 사법나라 대한민국 무대는 법무부의 추미애 현 장관과 조국 전 장관, 최근엔 조용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연배우인 듯하다. 사법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탄핵이 시발점이었다. 전임 대통령이 교도소로 가고, 많은 정치인들과 행정 관료가 교도소로 갔다. 대법원장과 적잖은 사법부 사람들도 교도소로 가거나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의 임기 절반은 국정농단,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아래 언론1면엔 대부분 푸른 죄수복이 등장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프롤로그에 불과했다. 임기의 반환점을 돌며 대통령은 농단과 청산의 화살을 사람에서 제도로 돌렸다. 사법을 통한 사람의 청산이 아니라, 이젠 사회 시스템의 본격 개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 첫 대상이 사법시스템이고 특히나 검찰이었다. 검찰 출신이
대학 1학년 끝나갈 때쯤 장만한 전집, <창작과비평>이 눈에 띈다. 구입 초기엔 가끔 열어봤지만, 점차 장식물로 남아있는 책들이다. 그래도 36년을 책장에 꽂혀있다. 몇 번의 이사와 책 정리 시즌의 버릴 책 검토 2순위쯤 되었지만, 0순위는 아니었던지라 아직 살아남았다. 물론 점차 손닿는 위치에서 멀어져 지금은 천장 밑 맨 귀퉁이까지 내몰려있는 상태다. 내게 폐기 0순위는 아닌 이유는 몇 가지 있다. 과외이나마 내돈 벌어 산 최초의 책이고, 66년 창간되었으니 나랑 나이가 같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창작과비평> 그 제호 자체가 나 삶의 가장 중요했던 화두였기 때문이다.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아 사면 복권된 이후 YWCA연설에 담긴 유명한 말씀이다. 대학 시절 이를 처음 책으로 접했을 때 메시지 자체가 의미 있고 표현 또한 감동이기에 그저 내 가슴은 뛰었다. '자유는 왜 들꽃일까? 정의는 왜 강물일까?' 국가를 보는, 정치를 보는 내 생각은 여기에서 본격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특히 글을 쓰며 시작된 '창작과 비평'
아침을 방탄소년단(BTS) 음악을 켜고 시작해본다. 지난 날 식사자리에서 BTS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다.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도 2018년 말에 읽었던 차민주의 <BTS를 철학하라>라는 책을 이야기하며, BTS의 음악세계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는 등의 얘기를 늘어놓았다. BTS의 음악은 청년들의 삶과 현실의 어려움을 표현하고, 게다가 그렇게 힘든 길임에도 자신의 삶을 살라는 꿈과 미래를 향한 일관적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담고 있다는 이야기, BTS의 가사 속에서는 본래적 자기를 알기란 너무 어렵고 본래적인 자신이 7의 70곱의 가죽에 쌓여 있다고 표현한 철학자 니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 팬클럽 아미와의 일방적이지 않는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연대관계라는 이야기, 뮤직비디오를 보면 7명 각자의 모습이 어느 한 명에 의존적이지 않고 공평하며, 그 개성이 전체 팀의 모습으로 제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힘주어 말했다. 그런데 솔직히 뜨끔하다. 정작 전 세계적 돌풍을 이끌어가고,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의 네 차례 정상을 넘어 주류 팝음악의 인기지표인 핫100에서 처음으로 1위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