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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무뢰한' 전도연, 인간을 이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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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같이 살까?"라고 묻는 정재곤(김남길)의 말에 김혜경(전도연)은 되묻는다. "진심이야?" 이 말이 김혜경의 입에서 툭 튀어 나오는 순간, 얼굴은 조금 일그러지며, 미소를 띠는 듯, 눈빛이 흔들리다가 살짝 노려보고 다시 순한 얼굴로 돌아온다. 단 몇 초의 순간 김혜경은 의지하고, 의심하고, 기뻤다가, 좌절하고, 자신을 자책한다.

배우 전도연(42)은 이 짧은 순간에 김혜경이 어떤 인간인지 보여준다. 전도연은 김혜경을 애써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체화(體化)한 후 몰입해 들어가 김혜경으로 잠시, 산다. 전도연이 보여주는 표정을 '연기한다'가 아니라 '산다'라고 말하는 건 그의 연기가 인간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의 연기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 인간을 이해한다. 그래서 전도연은 자신에게 허락된 짧은 시간에도 김혜경이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해'라는 말을 하지 않고서는 그의 연기가 관객에게 와닿을 때의 뭔지 모를 '짓누름'은 도무지 설명될 수 없다.

김혜경은 작부(酌婦)다. 웃음을 팔고 언제라도 몸을 내줄 수 있는 여자다. '텐프로' 술집에서 일하며 잘나가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나이를 먹고 빚도 졌다. 이제 그는 지방 도시 낡은 단란주점의 새끼마담이다. 밤이면 실내 포장마차에 들러 사탕 두 개와 함께 업소 전화번호가 쓰인 명함을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삶을 산다.

하류 인생, 이 설명만 들으면 관객은 김혜경을 인간 김혜경이 아닌 그저 밑바닥 삶을 사는 영화 속 인물로 간단히 뭉뚱그려 버릴지 모른다. '무뢰한'과 같은 장르의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인물이니까. 하지만 전도연의 김혜경은 기어코 관객의 마음을 친다. 미세한 표정 변화, 언뜻 무의미해 보이는 몸짓과 걸음걸이, 내던져진 대사에 김혜경의 마음이 전도연에 의해 담긴다. 이 배우는 자신의 표현처럼 개별적으로 "대상화된 캐릭터"인 김혜경을 우리와 다름 없는 '삶에 지친 인간'으로 보편화해 승화한다.

 '무뢰한'에서의 전도연의 연기를 보고 너무 자주 쓰이고, 아무렇게나 쓰여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표현을 결국 할 수밖에 없었다. 전도연의 연기는 완전하다.

-'무뢰한'은 어떤 영화인가.

 "감정적으로 쉽고 편한 영화는 아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려워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난 영화제용 영화에 출연한 게 아니다.(웃음)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 보고싶은 것만 보여주는 영화는 물론 아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돌직구를 던지 듯 만든 영화랄까."

-'솔직한 이야기'라는 건 무슨 말인가.

 "예를 들면, 관객이 인물을 잘 이해하게 하려면 그 인물에 대한 꾸밈이 있어야 한다. 뭔가를 덧씌운다. 쉽게 설명하는 거다. 하지만 '무뢰한'은 트릭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직선적이다. '난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대신 인물의 미묘한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해야하나. 사랑한다는 말이 어떻게 보면 꾸밈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서 오는 편하지 않은, 그런 솔직함이 있다."

-김혜경이란 인물, 참 쉽지 않은 인간이더라. 영화를 보면서 '연기가 가능한 인물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기 자체가 힘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김혜경을 알아가는 게 힘들었다. 김혜경은 겉으로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다. 하지만 난 그녀가 그렇게만 보이지는 않더라. 그녀에게서 살고 싶어 하는 희망이 보였다. 마음 속에 사랑에 대한 꿈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그는 그 마음 안에 금방이라도 부숴질 것 같은 유리를 안고 있는 여자였다."

-설명이 조금 추상적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음….김혜경은 양면적이다. 강하지만 강하지 않고, 반대로 나약하지만, 나약하지 않다. 세상이 그를 힘들게 만든다. 지치게 한다. 정재곤도 그렇고 박준길(박성웅)도 그를 이용하지 않나. 김혜경의 삶은 고달프다. 하지만 그는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 무너지지 않는다. 김혜경의 대사처럼 '상처에 상처를 덧대' 살아가는 거다. 그건 어떻게 보면 그녀가 솔직하다는 거다. 그 솔직함이 김혜경이 세상을 살아가는 무기다. 김혜경은 그런 인간이다."

-음…. 쉽지 않은 말들이다. 당신이 말한대로 복잡한 인물이니 이 인물에 대한 생각이 촬영 전과 촬영 중, 그리고 촬영을 마치고 나서 다 달랐을 것 같다.

 "그렇다. 달랐다. 이건 내 연기에 대한 말일 수도 있는데, 영화를 다 보고나니 내 노력이 보여진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렇다. 촬영 전 시나리오로 본 김혜경은 현재 영화에서처럼 구체화된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촬영 전에는 김혜경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 촬영 중에는 끊임없이 의심했다. 내가 김혜경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의심하는 것이다.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런 점에서 참 힘들었다. 연기 테크닉적인 문제는 아니다. 촬영 후에는 아까 말한 것처럼 '그래도 내 노력이 보이는구나'하는 마음이 있었다."

-인물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시나리오상에는 김혜경이라는 인물의 비중이 지금보다 크지 않았다는 말인가.

 "그런 뜻은 아니다. 아무리 글을 쓴 감독이라고 해서 김혜경이라는 인간을 백프로 다 파악할 수는 없지 않나. 내가 김혜경에게서 느끼는 것, 감독님이 김혜경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의 공통분모를 찾아갔고,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김혜경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김혜경이 대상화되지 않는 것이었다. 누아르 장르의 영화들은 대개 여성 캐릭터를 그렇게(대상화) 만들지 않나. 그건 정말 싫었다. 김혜경이 그녀와 관계 맺은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한 명의 인간으로서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 속 어떤 캐릭터라도 그렇겠지만 김혜경은 매우 특수한 상황 속에 놓인 인물이다. 이 인물의 기본 설정부터 맞닥뜨리는 상황까지. 연기는 상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결국 자기 내부에서 뭔가를 꺼내야 하지 않나.

 "맞는 말이다. 분명 내 것이 있었을 것이다. 그건 마음을 완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부분일 것 같다. 난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지만, 내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는 못한다. 김혜경도 그런 것 같다. 김혜경은 솔직함이 무기인 사람이다. 그런데 그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솔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갖고 싶은 걸 갖지 못한다. 그게 타인과의 제대로된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정재곤과도 마찬가지다. 난 그게 안쓰러웠다."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렇다. 그건 정재곤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거친 삶을 산다. 그렇다고해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까지 거친 것은 아니지 않나. 사랑이라는 것, 그건 거친 감정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과는 상반되는 어떤 감정이 다가오자 그것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 감정이 뭔지 잘 모른다. 그게 처절했다. 정재곤은 김혜경이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사람이다. 이들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다 그렇지 않나. 그 처절함이 마음이 아팠다."

-당신이 김혜경에게 느낀 그런 감정들을 연민이라고 이해하면 되나.

 "글쎄…. 연민은 아니다. 음…연민은 아닌 것 같다. 그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픔 정도다. 잡을 수 있는데, 잡힐 것 같은데 잡지 못한 것, 그건 안타까움이지 연민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보자. '무뢰한'으로 칸에 다녀왔다. 어땠나.('무뢰한'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수상은 못했다)

 "네 번째(전도연은 영화 '밀양'(2007)과 '하녀'(2010)로 두 차례, 지난해에는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에 다녀왔다)라고 해서 익숙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칸은 내게 자극을 준다. 내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사람인지 알게 해준다."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치고는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실제로 당신은 칸의 스타 아닌가.

 "한국에서와 칸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내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덜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전도연은 '밀양'으로 연기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전도연이 나온 영화라고 하면 '어련히 연기 잘했겠어'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칸에서는 다르다. 칸에서 나는 기대감을 주는 배우다. 세계 영화인들이 내 연기를 또 기대한다는 것, 그건 내게 큰 자극을 준다. 내가 더 나아가야 할 길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나를 나태하지 않게 한다. 칸은 내게 그런 곳이다. 그래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밀양'에서의 그 무시무시한 연기력과 사람들의 칭찬이 당신에게 불안감을 주나.

 "걱정이나 불안이 아니라 약간의 좌절이다. 방금 말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인데, 나는 내 최고 연기가 '밀양'에서의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그런 시선이 상처가 된다. 하녀 때도, 이번에도, 사람들은 내 연기를 칭찬하지만, 그 칭찬이 상처를 회복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예전에는 '칸의 여왕' 같은 수식어가 싫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아까 말한 것처럼 칸이 주는 자극이 있다. 내 연기를 기대해주는 곳이 있다는 건 내가 치열하게 연기하는 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준다. 힘이 된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힘이다."

-뻔한 질문 하나 하겠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뭔가.

 "내가 스톱(stop)할 때까지 계속 연기하는 것이다. 혹자는 내가 이룰 것을 다 이뤘다고 말하고, 상도 받을 만큼 받았다고 말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메릴 스트리프도 그 많은 상을 받고도 계속 연기하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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