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도지원 "이젠 어떤 배역이든 받아들일 것"

URL복사

[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오픈카 뚜껑을 열고 달릴 때 '이문학'(손창민)은 "타고 계신 여성분들 머리카락 날리지 않게 두르라"며 스카프를 하나씩 건네준다. 이문학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에서 독자 사은선물로 만든 스카프다.

 '현정'(도지원)이 두른 스카프는 사랑을 알게 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스카프가 예고한대로, '모태솔로'이자 '골드미스'였던 현정은 그렇게 첫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이문학이다.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도도한 커리어 우먼 '김현정'으로 출연한 도지원(49)은 "현정을 변하게 한 것은 이문학"이라며 "사람을 바뀌게 하는 한 가지는 사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지원이 연기한 김현정은 말 그대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빈 틈 없는 여자였다. 정신 못 차리는 동생 '김현숙'(채시라)에게 날선 독설을 퍼부었고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이순재)에 대한 미움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현정이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에요. 아버지가 떠나고 엄마와 동생을 향한 책임감으로 모든 짐을 혼자 다 짊어지고 살았던 거죠. 독하게 성공만을 보고 달려야 했고 아버지 때문에 남자를 믿지 못했어요. 당연히 사랑 같은 건 모르고 살았죠."

김현정의 변화는 평생을 짊어진 '아버지'라는 짐을 털어버리고 용서하는 과정이었다. 그 핵심에는 이문학, 그러니까 현정의 첫사랑이 있었다. 극 중에서 이문학이 현정에게 선물한 책 세 권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과 마시고픈 한 잔의 커피' '자기 앞의 생'은 이문학이 현정에게 하고 싶은 말이자 동시에 현정이 이문학에게 처음 흔들리는 계기였다.

 "책을 받고 갑자기 이문학이 제 얼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와요. 도도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던 현정이가 당황하게 되죠.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게 된 장면이에요. 그게 현정이의 첫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1화에 나온 현정이에게서 생각지도 못했던 얼굴이 나오잖아요. 밝고 해맑게 웃고. 그게 원래의 현정이라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억지로 감춰 왔지만 그걸 꺼내 준 사람이 이문학이었어요"

그렇게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한 현정은 문학과 함께 20대 청춘남녀 못지않은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보여 주며 수많은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도지원은 "이런 감정을 표현하게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년 연기자들은 극 중에서 주인공의 엄마·아빠로만 소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풋풋하고 애잔한 사랑연기는 저도 처음이었어요. 저희 나이에 그런 대본이 없잖아요. 사실 저도 작가님이 이렇게 그려주실 줄 몰랐죠. 어느 누구도 시도 안하는 연기를 저희는 시도했고, 이 나이에도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심쿵'과 달달한 감정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었죠."

데뷔 후 처음으로 부드럽고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마친 도지원은 "이제는 어떤 배역이든 주어진 것은 다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너무나 가린 게 많았다"는 고백이다. 한 가지 역할을 끝내면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역을 좇아가며 살았기 때문이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참 큰 사람들과 일을 했고, 그게 저라는 사람을 자라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마친 작품이에요. 이렇게 여러 역할을 다 해 봤으니 같은 캐릭터라고 할지라도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美해경 "볼티모어 사고 화물선, 교량충돌 직전 항구서 엔진 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해안경비대는 27일 (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항의 교량 아래에서 동력을 잃고 교각에 충돌한 사고 화물선이 사고 전에 "정기 엔진수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교각이 무너지면서 다리 위에서 일하다 물속으로 빠진 6명의 인부가운데 2명의 시신이 이날 수습되었다. 나머지 희생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해안경비대는 모든 구조 노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26일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충돌한 선박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들은 27일 선박의 증거물 수집에 나섰다. 희생된 두 남성의 시신들은 이 날 오전 교량의 중간 지점의 7.6m깊이의 물속에서 빨간색 픽업 트럭 안에 탄채로 발견되었다고 메릴랜드주 경찰국의 롤란드 버틀러 경감이 저녁뉴스 시간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새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멕시코 이민 출신으로 볼티모어에 살고 있던 알레한드로 푸엔테스(35)와 과테말라 이민으로 메릴랜드주 던도크에 살던 도를리안 로니알 카스티요 카브레라(26)로 확인되었다. 수색팀의 구조는 일단 끝났지만 앞으로도 음향 탐지기 등을 통해서 무너진 다리 밑 부근에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희생자들의 차량을 계속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카메라 설치한 유튜버 체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인천의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40대 유튜버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유튜버 남성 A씨(40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 유튜버가 경상남도 양산에 통신 기기로 위장한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와 동일범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와 계양구 등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몰래 침입해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인천 장수·서창동, 계산1·2·4동 행정복지센터 등 총 5곳의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 설치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여 전날 오후 9시10분께 A씨를 경기도 고양 소재의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앞서 경남 양산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통신 기기로 위장된 불법 카메라가 먼저 발견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사전투표소에 대한 긴급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양산시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과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