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 14일(한국시간)부터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열린 2015 국제아이스하키연맹(IHF) 아이스하키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3부 리그)에서 우승한 뒤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20일 열린 대회 5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9-4로 누른 대표팀은 4승1패(승점 12)로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한 경기 덜 치른 영국(4승·승점 11)이 리투아니아전을 남겨두고 있어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대표팀은 초조한 심정으로 영국의 경기 결과를 기다렸다. 영국이 리투아니아에 2-3으로 패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단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김기성은 "크로아티아전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며 영국 경기 결과를 기다렸다.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면서 "영국이 뒤진 채로 경기가 끝나자 정몽원 아이스하키 협회장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신나서 울기도 하고 난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에인트호벤에서 활약했던 박지성(34·은퇴)과 이영표(38·은퇴) 선수의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였던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에서 활약했다.
김기성은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세계선수권 통산 39호골을 넣으며 한국인 대회 최다골 신기록도 수립했다.
김기성은 "내가 39골이나 넣은 것을 지금 처음 알았다"며 대표팀에서 많은 골을 넣은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보람찬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량적으로 발전했다기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이 편안해졌다"며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부터 대표팀을 지도하는 백지선(48) 감독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기성은 "감독님은 굉장히 화끈하고 카리스마가 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는 다독거려주실 줄도 안다. 조절을 굉장히 잘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변화는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켜줬다"며 "선수들이 훈련하고 경기를 할 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날 대표팀 선수단은 전원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기성은 "원래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는 모두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녔다. 하지만 감독님은 이런 부분(정장)도 하나하나 직접 챙긴다"며 "선수들이 필요한 것들을 미리 스태프들과 논의해 도와준다. 이에 선수들이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