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북한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려 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외교 당국이 이 같은 주장이 사실임을 암시했다.
지난달 31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의 AIIB 가입 요청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 확인하고, 대만이 AIIB 가입을 신청한 것에 대해 중국은 어떤 조건에서 이를 수용할 것인지를 확인해달라"는 질문에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AIIB는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다자개발 기구로, 중국은 모든 국가의 가입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대만의 AIIB 가입에 관련해 '두 개 중국', '일중일대(一中一臺 하나의 중국,하나의 대만)'이 나타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연이어 별개의 대만 문제에 대해 언급했지만 한국의 AIIB 가입이 기성사실이 된 가운데 '두 개 한국', '일남일북'의 AIIB 가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나 부담감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미·일 양국 등이 AIIB의 투명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의 요청을 거절한 주 원인은 북한 금융시스템의 불투명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날 영국 인터넷 경제매체인 이머징마켓은 중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지난 2월 특사를 보내 중국 측에 AIIB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금융·경제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가입이 거부됐고, 북한 측이 중국의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산산(三杉)'라는 필명의 중국 유명 블로거는 "외부에서 폐쇄적인 북한에 대해 얻는 정보는 매우 적고 제한적"이라면서 "국제사회가 제한적인 자원과 자금을 핵무기 개발에 투입하는 북한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AIIB 가입을 승인하는 것은 중국으로 하여금 큰 저항에 부딪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