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6)가 득녀를 자축했다.
라틀리프는 1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24점 19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 모비스의 86-71 완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가 끝난 지난 5일 이후 열흘 이상 쉰 라틀리프의 위력은 상당했다. LG의 외국인선수 크리스 메시, 데이본 제퍼슨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가족의 힘은 강했다. 라틀리프는 지난 17일 예쁜 딸을 얻었다. 여자 친구가 수원 모 병원에서 3.4㎏의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이름을 레아 라틀리프라고 지었다.
평소에 무뚝뚝한 그가 딸의 사진과 영상을 동료들에게 보여주며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생에 가장 가슴 벅찰 순간에 라틀리프는 여자친구와 함께 하지 못했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단과 함께 울산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라틀리프의 어머니가 라틀리프의 자리를 대신 지켰다. 구단에서는 산모의 입맛을 고려해 미역국 대신 닭죽으로 보살폈다.
모비스 관계자는 "라틀리프가 이곳에서 세 시즌째 뛰고 있지만 이번처럼 기뻐하며 밝은 모습을 보인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라틀리프는 딸의 사진을 유재학 감독에게까지 들이밀었다.
유 감독은 "배냇저고리라도 하나 사줄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 다른 선수들한테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라틀리프에게도 축하한다는 말만 했다"며 웃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라틀리프는 가정의 소중함을 잘 안다.
라틀리프의 유년 시절, 그의 어머니는 허드렛일로 그를 키웠다. 헌 농구화를 신고 농구하는 아들을 위해서 여유롭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도 '조던 운동화'를 사주곤 했다. 라틀리프는 그런 어머니는 보고 성실하게 자랐다.
라틀리프는 지난해 여름 고향 버지니아에 새 집을 장만했다. 자신을 뒷바라지한 어머니를 위한 보상이었다. 앞서 라틀리프는 "요즘 어머니께서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농구선수를 하는 아들이 집을 사줬다'며 자랑하고 다니는 것 같다"며 웃었다.
2012~2013시즌부터 모비스에서 뛰고 있는 라틀리프는 우승의 중심에 있다. 올 시즌 54경기에서 출전해 평균 20.1점(전체 2위) 10리바운드(전체 1위)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골밑을 굳건히 지켰다.
라틀리프는 이날 경기 후, "정말 열심히 했다. 점프는 기본이고 모든 것에서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했다"고 했다.
울산 팬들은 경기 후에 일제히 노래를 부르며 딸 레아의 탄생을 축하했다. "팬들의 생일축하노래는 정말 서프라이즈(놀람)였다"며 "사랑해주고 아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세 시즌째 모비스에서 뛰고 있는 라틀리프는 KBL 규정에 따라 올 시즌이 끝나면 팀을 떠나야 한다.
라틀리프는 여기서도 가족을 찾았다. 그는 "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농구를 한다. (드래프트를 통해)모비스로 다시 오든, 다른 팀으로 가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