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야당은 29일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 이미경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니 '관심병'이 생긴 듯하다"며 "온 국민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알고 있는데, 환경개선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했다는 궤변이 나온 것을 보면 4대강 사업에 대한 '망상증'도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은 '왜 민자사업으로 계획됐던 대운하 사업을 혈세 22조원을 투입한 4대강 사업으로 위장해 추진했으며, 4대강 사업 입찰담합 과정에서 발생한 비자금은 어디로 갔는지, 부실공사와 환경오염에 대한 복구비용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이 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매년 수 천억원의 혈세가 4대강 유지관리비용과 이자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며 4대강 국정조사를 촉구한 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4대강의 진실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수 대변인 역시 "4대강 사업이 한국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주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을 살리겠다며 4대강에 수십조의 혈세를 쏟아 붓고서 비판이 일어나자 이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투자라고 우기려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운하라고 했다가 강 살리기라고 했다가 이제는 재정투자라고 한다"며 "번번이 말을 바꾸는 이 전 대통령의 변명은 조금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자화자찬용 회고록'으로 규정하고 "온통 본인의 치적에 대한 자화자찬뿐이다. 정말 이 전 대통령의 임기 5년이 자랑스러운가"라며 "MB정부는 임기내내 자살률 1위였다. 노인빈곤률 1위, 산재사망률 1위, 저출산율도 1위를 기록했다"고 꼬집었다.
서 원내대변인은 "가계부채 298조원 증가했지만, 상위 1%가 소유한 부동산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4자방 비리로 100조대 혈세가 낭비됐고,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권력기관의 정치개입, 대선개입 등 국기문란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며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이 된 여객선 선령 규제완화도 이명박 정권 때"라고 강조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비리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형 이상득 전 의원, 처사촌 김옥희, 사촌처남 김재홍, 박영준 전 차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50년 지기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신재민 전 차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임기말 여론조사에서 부정평가가 65%를 넘었던 점을 상기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죄하는 일은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비롯해 앞으로 예정된 4대강 국정조사, 방산비리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성실히 답변하는 것뿐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도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부친 4대강 사업은 끝에 결국 부실공사, 혈세낭비, 수질오염,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이미 총제적 난국에 처해 있다"며 "강바닥에 퍼부은 22조원의 혈세가 일부 토건마피아 등에게 이득이 됐을지는 몰라도 대다수의 국민과 우리 국토는 돌이키기 힘든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회고록은 국정운영 실패 책임을 덮으려는 '구름같은 회고'인 허언에 불과하다"며 "이번 회고록을 계기로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수많은 부정과 부실에 대해 면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해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소속된 야당 의원 전체가 비판 공세에 가세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자원개발 정책의 부실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도, 책임있는 반성도 없다"며 "국부 유출 과정을 명확히 하려는 미래 지향적 시도들을 폄훼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자원외교와 관련한 여러 사업에 직접 개입했고, 국부유출의 최종 책임자"라며 "책임을 힘없는 직원들에게 돌리지 말고 국정조사에 출석해 국민들에게 명확히 보고해야 한다"고 국조특위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특히 국조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정책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자원외교와 관련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자원 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거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많은 사업들이 사실상 실패해 정리해야할 단계"라며 "기다릴 사업이 없다"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 역시 "재임 당시 자원외교의 빛나는 성과를 역설했던 이 전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책임을 총리실에 떠넘기고 있다"며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전직 대통령을 보며 단 한번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