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23일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의 운영위원회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바꾸지 않는다면 제2의 메릴린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운영위원회는 당연직 3명, 민간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연직은 기재부장관, 한국은행 총재, 한국투자공사 사장 3명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민간 운영위원들은 SK텔레콤 고문 ․ 하이자산운용 대표이사 ․ 한국투자증권 대표 ․ 동부화재 해상보험 부사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에게 “운영위원들의 소속을 보면, 이들에게 한국투자공사는 슈퍼 갑에 해당”된다고 강조하며 “과연, 투자결정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반론이 있더라도 민간위원들이 소신을 굽히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운영위원 중 한 명은 이명박정부에서 국민경제자문위원, 박근혜정부에서 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고 언급하며, “능력을 갖춘 인사라 하더라도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과연 강압을 이겨내고 소신 있게 반대의견을 고집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2008년 1월 14일(메릴린치 투자 결정)만 보더라도, 운영위원회 회의 초반에는 민간위원 대부분이 리스크가 크다고 반대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 대신 참석한 금융정책심의관이 정회를 요청 한 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고 결국 투자가 승인됐음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시 운영위원회가 그런 강압에 굴복했는데, 현재의 인적구성과 시스템 내에서 2008년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안홍철 사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광온 의원은 운영위원회 위원들이 각각의 위원회에 배정되어 운영위 결정사항을 심의하는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