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한·베트남 양국이 2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나가기로 약속했다. 지난해에 이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신뢰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우선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과 올해 이어진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1992년 양국의 수교 이래 2009년에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데 이어 협력관계가 한층 두터워졌다는 설명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 관계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수교 당시에 비해 교역액은 57배, 투자액은 290배, 인적교류는 90배 증가하는 등 밀접해진 상황이다. 양국은 지난해 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정상회담 때에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실질적으로 증진시켜 나갈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분야 협력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베트남 FTA 협상의 연내 타결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각종 대형 에너지·교통 인프라 사업 등의 참여 확대도 논의했다. 한국계 은행 진출 등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해 합의한 실질협력 사업들을 원활히 이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공산당 서열 1위인 당 서기장의 방한을 통해 양국 최고 지도자 간의 신뢰가 한층 강화됨으로써 양국 간 전략적 소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 베트남 지도부는 2011년 출범해 2021년까지 2기에 걸쳐 순환집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양국 관계발전에 중요한 상황이다.
또 1950년 베트남과 수교한 이래 당대 당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이번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처음으로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앞서 1995년 도 므어이 당 서기장, 2007년 농 득 마잉 당 서기장이 각각 방한했을 당시에는 공동성명 및 공동기자회견 등이 추진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양측이 안보리 관련 결의 및 9·19 공동성명상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베트남 측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 측의 구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 밖에도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경찰기관 내에 상대국 피해 범죄사건 관련 전담 데스크 설치를 조속히 추진키로 해 우리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게 됐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베트남 한국문화원 시설을 개·보수하고 한국음식을 배울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등 문화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지뢰 및 불발탄 피해 지원 양해각서(MOU)와 군수품 정부품질보증협력 MOU, 금융협력 MOU, 밤콩 교량접속도로 건설사업 차관계약서 등 총 4건의 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
지뢰 및 불발탄 피해 지원 MOU는 베트남 측이 강하게 요청한 내용으로 지뢰 및 불발탄 피해자를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군수품 정부품질보증협력 MOU는 2008년 우리나라가 제안한 내용으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수출·입 군수품 및 용역에 대해 판매국 측 책임기관이 품질을 보증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어 베트남에 대한 방위산업제품의 수출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