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여야가 30일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이제 새정치 민주연합의 관심은 박영선 원내대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법 협상을 타결지면서 당내 입지가 회복돼 일단은 원내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내용을 유가족과 당으로부터 두 차례나 거부당하면서 책임론에 휩싸인바 있다.
박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과정에서 정점을 찍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1등 공신인 이 교수를 ‘합리적 보수’ 인사라면서 영입을 추진한 것은 독선이라는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당내에서는 선수와 계파를 막론하고 박 원내대표가 당시 겸임하고 있던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비상대책위원장직 뿐만 아니라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으로 확산되면서 박 원내대표는 궁지에 몰렸다. 결국 탈당까지 고민하며 잠적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나흘간의 칩거를 마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부터는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만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원내대표직에 대해서는 “세월호특별법 문제는 이제 더 상황이 심각해졌다.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총의를 모아서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사실상 ‘세월호특별법 협상 후 무조건 원내대표직 사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잠적 중이던 지난 16일 조정식 사무총장이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은 세월호특별법 해결에 마지막 수습을 위한 노력을 한 뒤 그 결과와 관련 없이 사퇴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에 대해 의원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비율이 높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세월호특별법이 사실상 한 고비 남은 상황에서 해결이 안 되고 있다. 마지막 한 고비만 넘으면 타결이 될 수 있다고 저는 본다”며“새 원내대표가 와서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다시 하려면 힘들다. 그런 마지막 수습 노력을 한 번 더 해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로 혼란을 겨우 수습한 새정치연합은 일단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박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함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이미 문희상 비대위 체제가 정식 출범하면서 당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굳이 박 원내대표의 거취를 거론해야 하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박 원내대표가 일련의 협상과정에서 당내에서는 물론 새누리당으로부터도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원내대표직 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박 원내대표의 의중도 불확실하다.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사퇴가 워낙 확고하다”, 혹은 “박 원내대표가 이미 사퇴서를 작성해 놨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박 원내대표가 사퇴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증언도 나온다.
특히 여야가 일단 세월호특별법을 10월31일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한 만큼 박 원내대표가 이를 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박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찬반토론은 향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 “제가 말씀드리긴 곤란한 부분”이라며 “오늘은 어제도 그제도 박영선 대표가 하루 종일 고생했다. 그 질문은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국회가 151일 만에 정상화된 가운데 정부조직법과 2015년도 정부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한 여야 협상은 이제 시작됐다.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서“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법. 세월호특별법”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그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며 “이 땅에서 약자의 서러움과 눈물을 닦아 주는일이 이렇게도 힘든것인지…”라고 밝혔다. 세월호특별법이 참사 167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의 마음과 다르게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경협 의원은 트위터에서 “그렇게 슬픈법에 왜 합의했습니까. 차라리 결렬선언을 하는게…”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