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대기업의 알뜰폰 진출을 허용한 반면, 산하 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2기 사업자 선정에 대기업을 제외했다.
그동안 알뜰폰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진출을 허용해야 된다는 것이 미래부의 입장이었지만 결국 대기업이 참여하면 기존 중소기업의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측면에서 우본은 '대기업 제외'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우본은 오는 10월 기존 6개의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와는 재계약을 하고 추가로 최대 5곳을 선정해 총 11개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다음 달 27일로 수탁판매 계약이 종료되는 머천드코리아, 스페이스네트, 아이즈비전,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림모바일, 유니컴즈 등 6개 사업자는 계속 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이어 9월15일부터 9월26일까지 기존 알뜰폰의 신청을 받아 10월초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신규사업자와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다.
다만 우체국 알뜰폰의 도입취지인 중소기업 육성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은 제외했다. 이에 SK텔링크, 케이티스(KTIS), 미디어로그, CJ헬로비전, 한국케이블텔레콤 등은 우체국의 유통망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직원의 업무부담 문제가 있으나 중소기업 육성과 국민편익을 고려해 알뜰폰사업자를 5개 더 늘리기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본의 결정에 일부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들은 "우본의 결정에 존중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또 다른 대기업 사업자들은 "알뜰폰 도입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SK텔링크는 "대기업 계열 사업자들와 이동통신 자회사를 배제한 것은 우체국의 공신력과 전국 유통망을 통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고심에 찬 결정이라 생각한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우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 대기업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미래부가 알뜰폰 시장을 대기업에 열어준 것은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자의 알뜰폰 선택권을 확대시켜주려는 것"이라며 "현재 알뜰폰이 점유율 6% 수준에 머무르는데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본은 중소업체들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 추후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