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김요환 신임 육군참모총장이 군대 내 고질적인 악습을 혁신하지 못하면 육군이 설 자리가 없다며 깊은 자성을 토대로 병영을 혁신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자고 강조했다.
김 참모총장은 11일 오후 6시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제44, 45대 육군참모총장 이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싸워 이기는 군대를 육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병영문화를 개혁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발생한 동부전선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과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으로 물러난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의 빈 자리를 맡게 된 김 참모총장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도 군 본연의 임무를 다해 응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위협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적의 위협에 철저히 대비하고 강한 훈련과 빈틈없는 전투준비로 적이 도발할 경우 가차 없이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참모총장은 국민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육군 양성을 위해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병영문화 조성 ▲병영문화 혁신 지휘관 최우선 과업 추진 ▲질박한 군인의 명예와 가치 회복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손꼽았다.
그는 “육군은 최근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으며 부모님들은 군에 보낸 자녀 생각에 불안과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평생을 군문에 몸담은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토로했다.
김 참모총장은 “지금 병영 내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고질적인 악습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우리 육군이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육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며, 전투력 발휘의 핵심도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부모의 심정으로 장병들을 '내 자식'같이 존중하고 돌봐야 한다. 국민의 생각을 읽고 소통하며 국민과 함께 병영문화를 바꿔나가자”며 “전우가 전장에서 '내 생명을 지켜줄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진정한 전우애'를 회복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김 참모총장은“구타와 가혹행위, 언어폭력이 존재하는 군대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고 전투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며 “육군본부와 상급부대 지휘관들은 간부를 정예화하고 부대관리 부담을 과감히 제거해 예하부대가 전투준비와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교와 부사관들의 긍정적 리더십을 강화해 장병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단결된 부대를 육성하고 각급부대 지휘관들은 다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휘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참모총장은“지휘관들의 노력의 결과를 엄격히 평가하고 '상과 벌'을 분명히 해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군인에게 '명예'는 생명보다 소중하다. 육군에는 자신을 우선하지 않고 몸을 던져 헌신해온 문화가 있다”며“참모총장으로서 전후방 각지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이 제대로 평가받고 보답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참모총장을 비롯한 모든 제대 지휘관들이 '책임을 지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병영문화를 혁신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육군'을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요환 신임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취임식 이후 12일 야전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고 병영혁신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이취임식에서 지난해 9월28일 취임해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권오성 전 참모총장은“국민과 함께하지 못하는 군대는 승리할 수 없다는 걸 가슴에 되새겨 이 어려움을 극복해 강하고 좋은 육군이 되어 달라”며“생명의 존귀함을 인식하고 존중과 배려를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