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전산시스템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대해 "이사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아침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리는 긴급이사회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들을 만나 "은행장으로서 모든 걸 예단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사회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나쁘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날 이사회는 갖기 감사위원회를 열고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에 관련한 리베이트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안건은 감사위원회 내용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상 전산시스템 교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 측에서 검토 중인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이사회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의 결과에 따라 갈등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산시스템 교체로 불거진 KB금융의 내홍은 임영록 KB금융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교체키로 한 이사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를 이 행장이 지지했고, 임 회장은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내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존중돼야 한다"며 "은행을 책임지는 집행기구의 최고 책임자인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결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미루더라도 의혹 없게 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