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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오연석의 행복부자학] 습관적 경제 행위들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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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가지 실험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존의 습관적 경제 행위들을 지속한다면 각 가계가 재무적으로 얼마나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인지 독자들과 함께 분석해 보려고 한다.
여기서 말한 습관적 경제 행위들에는 높은 소비 성향으로 인한 낮은 저축률, 주택에 대한 맹목적인 소유욕, 자산 구성에서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등 결론적으로 소득의 효율적인 분배와 투자가 그 가정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행복한 직장인 한국인씨의 모의 재무설계
한국인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28세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바로 취업했다. 초임 연봉은 3,000만 원이다. 취업과 동시에 결혼을 한 그는 3년 후 아이를 낳았고, 부담스러운 사교육비와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해 하나만 키우기로 했다.
그는 모범적인 직장생활로 5년 마다 있는 승진 기회에서 한번도 누락하지 않고 승진을 하고, 회사는 매년 기대 물가 상승률 3%만큼 꼬박꼬박 임금을 인상했다. 이에 더하여 승진 시에는 15%씩 추가로 급여를 인상했다. 요즘은 정년 퇴직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지만 그는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할 예정이다. 그로 인한 퇴직금은 최소 2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향후 재무적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매월 급여의 25%를 저축하기로 했다. 10년 후엔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주택마련 자금은 그간 모은 저축과 부족액은 대출을 받기로 한다. 또한 저축(혹은 투자)은 손실을 싫어하는 보수적인 성향에 따라 원금 손실이 없는 예·적금으로만 구성하기로 했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는 무난히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고, 사교육은 평균적인 수준으로 하기로 아내와 합의했다. 또한 초·중·고 역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립을 피하고 국공립학교를 선택하기로 했다.

한국인씨의 좌절과 설패,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렇듯 모범적인 한국인씨는 60세에 은퇴할 즈음에 어느 정도의 은퇴자산을 보유할 수 있을까. 그는 과연 미래에 행복한 부자가 되기 위한 설계를 잘한 것일까. 이제 그 결과를 함께 보자.
주요 자산 내역을 보면, 주택은 비록 가계수지를 적자로 돌아서게 한 주범이지만 은퇴시점에서는 약 10억원의 가치로 성장했다. 매입금액은 5억2천만원 이었음을 기억하자. 또 퇴직금 2억원이 있다.
부채 쪽으로 눈을 돌리면, 은퇴 시점까지 누적된 가계수지 적자가 6억2천만원에 달한다. 물론 이 적자는 또 다른 형태의 부채(금융부채 등)다. 그 결과 은퇴 시점에서 그는 4억원 정도 부채를 지고 있는 상태다.
결론적으로 순자산 규모는 5억7천만원이다. 하지만 33년 후의 5억7천만원을 오늘날의 가치로 환산하면 1억원에 약간 미치지 못한다.
시간을 현재로 되돌려 놓고 생각해 보자. 현재 여러분이 약 1억원의 순자산을 가진 상태에서 은퇴한 것으로 상상하고, 국민연금 110만원을 지급받는다고 하자. 여러분은 행복한 부자라고 할 수 있을까? 관리비와 냉난방비 그리고 기본적인 식룦ㅁ에 지출하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설정한 한국인씨는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연봉, 1명밖에 안되는 자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보다 훨씬 많은 저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은퇴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 한국인씨 보다 여러분은 얼마나 더 좋은 조건의 직장 혹은 연봉을 받고 있는가. 현재 학생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까. 이제 무엇이 미래의 행복한 부자를 꿈꾸었던 한국인 씨를 좌절시켰는지 살펴보자.

주택에 대한 관성적인 욕구
취업 첫해 연봉 3,000만원으로 시작한 한국인 씨는 그 후 33년 동안 총 26억원이 넘는 금액을 급여로 수령한다. 그의 급여는 우리가 가정했던 것처럼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자연 인상되는 부분과 승진으로 인한 추가적 인상이 포함되어 있다. 그가 50세가 되는 해는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섰고, 은퇴하는 마지막 해는 연봉이 1억5천만원이었다.
2010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근로자 중 연봉 1억원을 넘는 사람은 1.5%밖에 되지 않는다. 2011년 초 대표적인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매출 기준 우리나라 상위 500개 기업의 대촐 초임 연봉이 3천3백만원이라고 하니 비현실적인 가정은 아니다.
앞서 한국인 씨는 급여의 25% 저축하기고 했는데, 이는 결코 적은 저축률이 아니다.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2.7%가 저축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의 사례처럼 소득의 25% 이상을 저축하는 비중은 전체 가구의 약 14%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가 가정한 한국인씨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그야말로 통 큰 결심을 한 것이다.
그의 이런 결정 덕분에 한국인 씨는 33년간 무려 11억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저축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총 저축액과 33년 후 은퇴 시점에서의 저축액(금융자산)은 다르다는 점이다. 총 저축액은 그가 할 수 있는 가능한 총 저축액의 규모(급여의 25%와 이자)이고, 은퇴 후 금융자산은 추가비용(주택마련 자금으로 전용된 저축액, 대학등록금, 대출금의 만기 일시 상환금 등)을 감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계수지 적자 전환의 주범, 주택마련
연간 누적 급여와 저축액을 살펴 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계수지’다. 저 정도의 급여와 모범적인 직장생활 그리고 높은 저축률이라면 당연히 그의 가계수지는 건전한 모양을 보여 주어야 한다. 먼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주요한 일정들을 간략히 보여 주면 다음과 같다.
한국인 씨는 주택 구입에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사람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집이란 주거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들이 결혼할 때에는 어떻게든 집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꼭 사서 주는 것은 아니라도 최소한 넉넉한 전세 자금은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자들의 경우 결혼자금에 이를 포함하고 있다.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며 저축을 쌓아가던 가계는 10년 후 주택을 마련하면서부터 적자로 돌아선다.
먼저 그의 주택 구입과 관련된 내용을 보자. 10년 차까지 급여의 25%를 저축했으나 그 시점까지 총 저축액은 약 1억3천만원에 해당하고(저축의 투자수익률3.7%가 고려된 것), 그 시점에서 주택 가격은 약5억2천만원에 달했다. 우리가 설정한 가정에 따라 그는 모자라는 금액은 대출로 해결했다. 그래서 4억원을 주택담보대출로 차입하여 집을 구매하였고,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한국인 씨는 원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조건을 선택했다. 일단 매월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웠고, 또 어느 시점에서 주택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오른다면 집을 매각하여 투자 수익을 남기고 대출금을 상환할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을 선택하면 월 상환금액이 현재 1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그 역시 상당히 부담스럽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0년 동안 흑자 가계를 꾸려왔던 그도 주택을 구입하면서 부터는 적자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습관적인 경제 행위들로 인한 결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주택담보 대출은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원리금상환)하는 형태가 아니다. 대부분은 이자만 갚아 가고, 만기에 원금을 일시 상환하는 선진국에선 거의 활용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띠고 있다.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 이후 그의 가계수지는 누적 기준으로 다시는 흑자로 돌아서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자만 연간 2,28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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