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KBS의 아나운서 인사가 보복성 시비를 낳고 있다.
KBS는 2일 아나운서 5명을 포함한 30여명의 인사이동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서기철 아나운서는 인재개발원, 조건진 아나운서는 시청자본부 총무국 수원센터운영부, 전인석 아나운서는 편성본부 편성국 등으로 옮겼다.
인사이동 공지 후 스포츠 중계에서 활약한 베테랑 아나운서들이 기존의 업무와 유관성이 적은 부서로 간다는 점을 이유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일었다. KBS아나운서협회가 전현무 전 아나운서의 브라질월드컵 메인 캐스터 영입에 반발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전날 KBS아나운서협회와 언론노조 KBS본부·KBS 노동조합은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KBS는 "시니어 인력 효율화를 위해 이뤄진 전보인사다. 현재 본사 아나운서실 인력은 정원보다 27명이 더 많고 직무분석에서도 적정인원보다 8명이 초과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상위직급의 비효율화를 막기 위해 적정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이뤄진 인사"라고 해명했다.
"PD와 기자 그리고 기획행정 직종에 대한 전보인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다. 2직급과 1급 이상 상위직급은 직군에 따라 직무범위를 넓혀나가야 된다는 점도 고려됐다"며 "상위직급에서는 방송업무뿐만 아니라 업무의 보폭을 넓혀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실무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회사와 본인 발전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 같은 사측의 해명에 반박했다. "방송분야에서 참여도가 가장 높은 아나운서들을 방송이 아닌 부서로 보내는 게 인력을 활성화하는 것인가. 전문 분야를 빼앗고, 낯선 업무를 맡기는 게 길환영식 인력 활용인가?"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발령을 막장 인사를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원들의 입을 막으려 하는 저의에서 비롯된 기획인사로 간주한다"며 "사원을 생각하지 않는 사장과 아나운서를 생각하지 않는 아나운서실장이 만들어낸 막장드라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