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대입 정시 모집에서 국어 3~4등급의 수능 점수를 받고도 서울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에 정시 합격한 수험생이 상당수 발생하면서 수학의 변별력이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학 1등급'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학 성적이 우수할 경우 상위권 대학에 국어 4~5등급을 받고도 정시 합격하는 학과가 속출할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정시에서 국어 3등급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최초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 합격한 해당 학생은 국어 3등급, 수학 1등급, 영어 1등급, 탐구 2과목 각 2등급, 3등급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존 서울대 정시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이 전 과목 1등급이거나 그에 근접한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에는 국어 4등급을 받은 학생이,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에는 국어 3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초 합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모두 수학에서 1등급을 받았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간 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점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수학이 어려웠던 만큼 수학 1등급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국어와 수학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언어와 매체) 134점, 수학(미적분) 145점으로 격차가 11점까지 벌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이로 인해 올해 입시에서는 수학 고득점 학생이 국어 성적이 낮더라도 상위권대에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어뿐 아니라 탐구영역에서도 성적이 저조하더라도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았을 경우에는 국어, 탐구 불리한 점수를 수학 한 과목으로 충분히 만회 가능한 점수 구조라고 한다.
이어 종로학원은 2019년에도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150점, 수학 133점으로 17점 차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지방권 소재 의대 정시에 수학 4등급을 받고 합격한 사례가 있었고, 2018학년도에도 영어 절대평가 첫 시행에서 영어 4등급을 받고 서울대 자연계 학과에 합격한 사례가 있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 자연 모두 수학 변별력이 정시 합격 변수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되고 있다"며 "중복합격자들의 등록 포기로 인한 추가합격까지 이어질 시 상위권대 상당수 학과들에서 국어 4~5등급을 받고도 합격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학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 학과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