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서울대병원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회당 백만원'에 달하는 급성백혈병 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21일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사업단은 지난달 말부터 국내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치료 반응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 이용 미세 잔존 암 분석 검사’를 환자들에게 무료로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에 따라 암이나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를 지원하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일환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말부터 미세 잔존 암 분석 검사를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12명의 환자가 지원 받았다. 향후 지원 대상 환자는 매주 3~4명으로 예상된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국내에서 연간 200~300명이 발생하는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악성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정밀 치료 반응 예측 검사법을 통해 치료율이 점차 높아져 약 80% 이상의 환자가 완치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염기서열분석을 이용한 미세 잔존 암 분석 검사는 백만 개의 세포 중 하나의 암세포까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예민한 검사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검사는 국내에서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회당 약 1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보통 환자당 4회, 많게는 8회 이상의 검사를 본인 부담으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사업단 내 소아암 사업부(사업부장 강형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전달한 국내 소아암 및 희귀 질환 극복을 위한 기부금을 사용해 미세 잔존 암 분석 검사를 받는 환자들을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무료 검사는 환자당 평균 4회에서 최대 8회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내 소아암 완치율 향상과 환아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 국내 9개 주요 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양산부산대병원·영남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화순전남대병원)도 참여해 전국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과제 책임자인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미 있는 기부금으로 전국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아들에게 중요한 검사를 무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으로 확대해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의료 혜택을 제공하고 전국 어린이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