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방의 러시아산 유가 상한선 설정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타인 국장은 유가 상한선이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이미 중국과 인도에 30%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한선 설정이 단지 러시아 석유 수출 할인가격을 "이미 진행중인 것을 공식화할 뿐"이라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들도 상한선이 이미 실행중인 제재에 관료적 절차를 추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전세계 석유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유가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 회사 에너지 애스펙츠의 리차드 브론즈 대표는 "러시아 석유가 통제 과정을 추가로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 등 상한선 설정 구체적 방식이 아직 발표되지 않음에 따라 구매 몇 주전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구매자들이 거래에 나서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래자들이 상한선을 지키기 위해 해야할 일과 러시아측과 합의하는 가격 등을 알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업계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 작동 방식을 정책 입안자들이 반영하지 못한 사례"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달전 서방 지도자들이 유가 상한선 부과 계획을 밝혔을 당시 유가 통제 방식을 적용하기에는 석유가 전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비판했었다. 마오 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달 5일 "석유는 국제 원자재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4일 뒤 벤 해리스 미 재무부 경제정책 담당 차관보는 한 포럼에서 유가 상한선을 설정하면 중국도 러시아에 추가로 큰 폭의 할인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이 같은 간접 효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행이사는 5일 러시아가 몇 달 동안 고유가로 덕을 봤지만 장기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러시아가 에너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단기적 유가 상승의 이득은 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와 관계 악화로 인한 신뢰와 이익 손실로 상쇄될 것이다. EU는 큰 고객"이라고 했다.
비롤 집행이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러시아 천연가스의 75%와 석유의 55%가 유럽으로 수출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만큼 큰 시장을 대체하는 시장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고 오래 걸린다. 특히 천연가스가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