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도로공사 퇴직자들로 이뤄진 단체가 자회사를 통해 휴게소와 주유소를 운영하며 연 8억원 이상의 이익을 배당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에는 현재 2589명의 퇴직자들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성회'는 민법 제32조에 따라 1984년 국토교통부(당시 건설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단체로, 1986년 자회사인 한도산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도성회 정관에 따르면 도로공사 임원 및 10년 이상 재직 후 퇴직한 직원이 도성회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건설교통부 도로국장, 광역교통정책실장, 철도청장,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지낸 손모씨가 지난해 3월24일부터 도성회 회장을 맡고 있다.
유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도성회는 자회사인 H&DE(구 한도산업)을 100% 출자했으며, H&DE는 서울 만남의 광장(부산방향) 휴게소를 비롯한 9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1곳의 주유소, 코레일 대전사옥의 카페 더블드림스, 잠실야구장 내 통빱을 운영하고 있다.
또 H&DE가 42.5%를 출자한 HK하이웨이를 통해 평택(제천방향) 휴게소·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100%% 자회사(도성회의 손자회사)인 더웨이유통을 통해 식자재마트, 할리스커피 약수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도성회 사업장 중 장안(울산, 부산방향) 휴게소와 카페 더블드림스, 통빱, 할리스커피 약수점을 제외한 다른 사업장은 모두 한국도로공사가 관할하는 고속도로 내에 위치한 휴게소와 주유소다.
H&DE 공시자료에 따르면 H&DE는 ▲2017년 1153억원 ▲2018년 1257억원 ▲2019년 1252억원 ▲2020년 1050억원 ▲2021년 11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DE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운영해 얻은 이익을 도성회에 배당하고 있었다. H&DE는 2020년 11억2600억원, 2021년 9억5300만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지만, 도성회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도성회에는 2020년 8억8000만원, 2021년에는 8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성회 회원 2589명이 각 5만원씩 연회비를 내고 총 8억원을 배당받았으니 1인당 평균 30만9000원(연회비의 6배)을 배당 받은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H&DE는 당기순적자를 기록했지만 도성회의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2021년 연말 기준 도성회의 자산은 101억원에 달했다.
유경준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고속도로를 건설·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가 퇴직자 단체에 휴게소 운영권을 내어준 것"이라며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도성회 및 자회사와의 계약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