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중대재해 다발 건설업체 대표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요 건설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부 건설사에서 사망사고가 집중되는 것은 경영자, 본사의 노력이 현장을 바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건설사인 ▲현대건설(2위) ▲디엘이앤씨(3위) ▲대우건설(6위) ▲현대엔지니어링(7위) ▲SK에코플랜트(9위) ▲계룡건설산업(19위) ▲한라건설(31위) ▲화성산업(42위)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 건설사는 모두 올해 들어 노동자 사망사고가 두 차례 이상 발생한 곳으로, 이 중 디엘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첫 건설사이기도 하다.
이 장관은 "그동안 건설사에서도 하루에 한 명씩 목숨을 잃는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은 성과를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의 목표는 현장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현장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경영자의 노력은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경영에 대한 리더십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며 "안전경영에 대한 리더십은 경영 방침을 정하고 게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안전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에서는 대표가 주재하는 모든 회의에서 '안전보건 안건'을 첫 번째로 논의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또 "구호를 외치고 체조를 하고 끝내는 형식적인 아침조회는 바뀌어야 한다"며 현장의 내실있는 작업 전 미팅을 당부했다.
그는 "현장소장은 오늘 진행되는 주요 공정이나 작업별로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안전조치는 무엇인지 확인해 관리자에게 명확한 지시를 해야 한다"며 "안전관리의 주체는 현장소장과 관리자"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아울러 "경미한 사고와 하마터면 발생할 뻔했던 사고가 숨김없이 신고되고, 이를 확인·개선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기본"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노동자와 관리자, 현장과 본사 간 소통 창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준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며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의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원청은 모든 책임을 지기 때문에 상생을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