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 기간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 석탄 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지난 4월 합의에 따라 10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시작했다고 도이체벨레(DW),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EU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EU는 미국,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서 석탄 수입을 늘릴 방침이다.
해상운송서비스업체 브라에마르쉽브로킹의 알렉산드라 알라타리 선임해운분석가는 “EU의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가 곧 발효되면서 지난달 EU의 러시아 석탄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했다”며 “하지만 전체 수입은 36% 늘었는데 특히 대서양 공급업체를 통한 수입이 600만 톤에 달해 2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도 EU를 대체할 수출 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인도 그리고 중국이 잠재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또한 동남아시아와 터키에 대한 수출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해상운송서비스업체 애로우쉽브로킹의 부락 세티노크 연구총괄은 “EU의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는 (최근 운임비가 급감한) 벌크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러시아 석탄은 인도와 중국으로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EU 내 석탄 재고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독일은 라인강 수위가 1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가뭄 때문에 바지선 석탄 물류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EU는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석탄 발전소 재가동에 힘쓰고 있으므로 수요 자체는 여전히 강할 전망이다.
선박중개업체 브레마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지난 6월 790만 톤의 석탄을 수입했다. 이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콜롬비아로부터 수입한 석탄량은 지난해 6월 28만 7000톤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에는 120만 톤으로 늘었고, 호주에서 수입한 석탄은 지나 6월 약 11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석탄은 전년 동월대비 28% 가까이 증가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석탄 수입 금지 결정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의 8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80억 유로(약 10조7172억원) 규모다.
에릭 마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회원국들이 EU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재안에 합의한 만큼 제재 조치를 고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머 대변인은 "물론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회원국들이 이 결정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 석탄 수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러시아 석탄 수입은 612만 톤에 이르렀다. 이는 전월대비(501만 톤) 100만 톤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인도의 지난달 러시아 석탄 수입은 203만 톤으로 전월대비 1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