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아파트에서 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이른바 '불멍'을 즐기던 30대 남성 2명이 에탄올 화로가 폭발하면서 전신 2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8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9분경 인천 서구 한 아파트 8층에서 에탄올 화로가 폭발해 A(30대)씨 등 남성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주거지에서 부부 동반으로 모임을 갖던 중 화로에 에탄올을 보충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멍은 불을 멍하니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에탄올 화로는 캠핑장이 아닌 가정에서 불멍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다.
시중에서도 구할 수 있는 에탄올 화로는 밝은 곳에서는 불꽃이 잘 보이지 않아 사용자가 불꽃이 없는 것으로 오인하고 연료를 보충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불꽃이 에탄올을 타고 올라오거나 에탄올 증기에 불이 옮겨붙어 큰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인천소방본부는 에탄올 화로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제품이 넘어진 경우에는 연료가 누출돼 불길이 확산되는 등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13건의 에탄올 화로 화재가 접수됐고, 이에 따라 15명의 부상자와 5000만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청에서 현재 시판 중인 7종 제품의 안전성을 시험한 결과, 최고온도가 293도까지 올라갔고 불꽃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부는 175.5도로 나타났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 대부분 화재·화상 관련 주의사항이 기재되지 않거나 외국어로만 표시된 경우가 많다"며 "사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연소중이거나 제품이 뜨거울 때 연료 주입 금지 ▲주변에 소화기 비치 ▲평평한 곳에서 사용하기 ▲화재 발생 시 물 사용금지 ▲제품이 충분히 식기 전 취급 주의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