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했다. 이는 핵 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 회의 결과를 소개하며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제를 늘릴 데 대한 문제를 심의 결정하고 당 중앙위원회 비서 리병철 동지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리병철이 새로 선출되면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박정천과 리병철 등 2명으로 늘었다.
미사일 개발 공로로 군부 서열 1위까지 올랐던 리병철은 지난해 6월29일 당 중앙위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신의주시 인근 의주비행장 방역 설비 공사 지연, 전시 비축미 특별공급 이행 부실 등 이유로 문책을 받아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된 바 있다. 그랬던 리병철은 지난 4월 열병식을 계기로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겸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재기용됐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리병철을 앞세워 핵 미사일 개발 의지를 다시 밝혔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리병철을 정치국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등극시킨 것은 핵 무력 등 군수 공업 분야 발전을 통해 국방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리병철의 과거 전력으로 볼 때 그에게는 군사 기술 강군화를 위한 임무, 즉 향후 핵 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전쟁 억제력, 선제공격 역량 강화 임무가 주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리병철이 포병 전문가인 박정천과 협업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박정천은 군사력의 지휘와 운용, 작전을 전반적으로 관장하고 리병철은 핵과 미사일 등 국방력 강화 및 전술 핵의 실전 배치 등을 지원하는 역할 분담 및 협업 체계가 더욱 구체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박정천이 포병 지휘 경험과 전력 및 작전 개념이 탁월하다면 리병철은 전략·전술 핵무기 개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인물"이라며 "핵무기 고도화의 강행 추진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러닝메이트"라고 짚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리병철은 핵무기 고도화의 핵심적 인물로 상징성과 실질적 능력 활용에서 대외적 메시지 효과가 큰 인물"이라며 "제8차 당대회 이후 견지해 온 전략무기 개발 강화, 전술 핵무기 다종화 및 실전화, 최근 전원회의에서 천명한 강 대 강 및 정면 승부 투쟁 원칙 차원의 실전적 대응 의지 등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