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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근대화 시기를 거쳐 발전해온 히트 상품의 변천사 《히트의 탄생》

한국의 역사는 곧 브랜드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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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189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탄생한 25가지의 히트 제품과 브랜드를 하나씩 소개하고, 당시 제품이 등장한 역사적 배경, 소비사회의 모습과 변화뿐 아니라 오래 살아남기 위한 각 기업들의 노력과 시도, 경쟁 제품과 브랜드 마케팅 등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비하인드 스토리


한 시대를 풍미하는 대표적인 제품의 역사를 따라가면,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사용했으며, 실제 어떻게 생활에 적용되어 쓰였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한국의 히트 상품과 브랜드는 외세에 의한 굴욕적인 개항, 제국주의 식민지배, 동족 간 전쟁 등 100여 년 남짓한 시간 동안 겪었던 숱한 부침의 순간들을 반영한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당시 큰 관심과 인기를 얻은 제품들은 시대를 넘어 장수 브랜드의 반열에 올라 세대를 관통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살아온 만큼의 사회적 모습이 응축된 히트 상품의 역사와 브랜드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것만으로 우리 생활문화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책에 등장하는 브랜드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거나 불편한 점을 편리하게 바꾸는 한편, 삶을 좀더 풍요롭게 변화시키고자 했던 사회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불편한 살림살이를 편리하게 바꾼 ‘생필품 브랜드’, 삶의 여유와 재미를 선사한 ‘주류와 제과 브랜드’, 서민의 건강을 책임진 ‘의약 브랜드’, 뛰어난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한 ‘하이테크 브랜드’ 등 네 가지 테마로 접근해, 해당 분야를 대표할 만한 각 브랜드의 탄생과 활약을 상세히 서술한다.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생명체


19세기 후반 개항 이후 봉건사회를 개혁하는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됐고, 선교사들이 들어와 병원, 학교 등을 설립하는 한편 다양한 신식 제품들도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 상인들이 조선 전역을 돌면서 상업 활동을 펼쳤다. 조선인으로서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신기한 서구 문물들이 물밀 듯 밀려오던 시기였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기업들은 지점 혹은 지사를 설립해 활동했으며, 소수이지만 이에 맞서 조선인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기업들도 생겨난다. 해방 이후 일제 기업을 이어받아 출발하거나 순수 민족자본으로 이어간 기업들이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식음료, 생활용품, 의약품, 식품 등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장수 브랜드를 포함해 다양한 브랜드를 우후죽순 만들어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기업인 두산그룹은 전통 백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컴팩트한 용기로 디자인된 ‘박가분’에서 출발했으며, LG그룹 또한 전 국민에게 값싼 치약을 보급하고자 만든 ‘럭키치약’이 히트하면서 시작됐다. 


또한 일제의 억압에 대항해 기업 활동을 하면서도 독립운동에 힘쓴 ‘활명수’와 ‘유한양행’, 파괴된 농촌을 살리고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분식장려정책의 수혜를 받은 ‘삼양라면’ 등은 격동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브랜드다. 


한편, 미군 차량에서 나온 부품에서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첫 자동차 ‘시발’, 작은 면도날이지만 혁신을 거듭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도루코’ 등 과거와 현재에도 여전히 한국을 대표할 만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브랜드다.


저자는 ‘브랜드는 단순한 상품 이름이 아니라 그 얼굴은 물론 의미와 경험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생명체나 다름없다’며, 급변하는 소비자의 욕구, 산업과 기술 환경에 따라 변화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정체된 브랜드가 되어 사라진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들은 우리 생활과 사회를 그대로 담아내고 투영해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이겨내면서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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