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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힘’ 당대표 자리 놓고 'YB' 약진… 대표 적합도 조사서 이준석 2위·김웅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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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질타에 도리어 YB 인지도 올라
YB 발언권 높아져 OB 셈법 복잡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출사표를 낸 올드 보이(OB)와 영 보이(YB)의 입씨름이 시작됐다.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초선 김웅(51) 의원과 이준석(36)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약진하자 중진들의 견제가 시작되면서다.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61) 의원은 11일 젊은 정치인들을 향해 '동네 뒷산'만 다녀본 사람들이라며 대통령 선거라는 '에베레스트'를 오르기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복당을 신청한 홍준표(67) 무소속 의원은 "온실 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며 김 의원을 직격했다.

 

5선인 주 의원과 홍 의원이 까마득한 후배들에 돌을 던진 이유는 다름 아닌 '지지율'이다.

 

지난 9일 발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2위, 김 의원은 4위를 차지하며 국민의힘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13.9%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18.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20대(만 18~19세 포함)에서는 20.4%의 지지로 나 전 의원(11.3%)을 제쳤다.

 

김 의원은 적합도 8.2%로 4위를 차지하며 주 의원(11.9%·3위)의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같은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18일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1.3%를 차지하며 주 의원(16.6%)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전문가들은 젊은 정치인들의 약진을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만에서 찾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특히 원내에서 정치를 한 경험도 없는 이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는 건 선수 높은 사람들 중에서 당 대표에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젊은 사람이 지혜가 없다는 공식이 깨졌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사실상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이들(YB)이 더 낫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주 의원의 '충고(?)'를 받아치며 또다시 대중의 이목을 잡았다.

 

주 의원은 CBS 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선인 김웅 의원, 이 전 최고위원 등에 대표 선거에 나선 것을 두고 "(전대를) 개인의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대통령 선거를 '에베레스트'에 비유하며 "우리가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산들도 다녀 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 그분(김 의원·이 전 최고위원)들은 뒷동산 밖에는 못 가보신 상황이라 에베레스트는 좀 버거울 거다. 산소 부족한 거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네"라고 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에 페이스북을 통해 "에베레스트가 높다 하되 하늘 아래 산"이라고 응수하며 "저는 그 산에 오르기 위해 정치를 하는 내내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더 험한 곳을 향해 도전할 것"이라며 "주호영 선배께서는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험한 곳을,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하셨냐"고 비난했다. 팔공산은 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에 있는 산이다. 주 의원은 보수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5선을 지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9~10일 양일 간 홍 의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설전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김 의원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더구나 온실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며 "좀 더 공부하고 내공을 쌓고 자기의 실력으로 포지티브하게 정치를 해야 나라의 재목으로 클 수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김 의원은 '홍준표 의원님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칼바람 속에서도 매화는 핀다. 꽃은 시들기 위해 피는 것"이라며 "그 찰나의 미학이 없는 정치는 조화와 같다"고 적었다. 이어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며 "저는 매화처럼 살겠다.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다음날(10일)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어린 새는 험한 고개를 넘지 못한다)이라는 고사 성어도 있다. 부디 자중하라"고 하자 김 의원은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다. 어린 비둘기가 높은 고개를 못 넘으면 선배님이 도와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중진들 사이에서 '초선의 목소리가 크다'는 불만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다. 원내 101개 의석 중 56석을 차지한 초선 의원들은 자체적인 모임을 통해 당내 이슈에 적극적으로 발언해 왔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보수당 내에서 친이계, 친박계가 물러나면서 공간이 생겼다. 민주당은 486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어서 불가능하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그 공간에서 젊은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YB를 주목하는 것 역시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의원, 이 전 최고위원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이들이다. 새롭게 주목받는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더해지며 '당신이 한 번 해보라' '당신이 한 번 바꿔보라'는 여론이 생긴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성장하는 YB를 보는 OB의 계산도 복잡하다. 공연히 젊은 정치인과의 말싸움에서 체면이 깎이거나, 상대방의 인지도만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을 세우는 이유는 자신들의 세를 결집하기 위해서다. 박 평론가는 "주 의원의 경우 영남이라는 세력을 모으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대구·경북(TK)은 어떻게 해서라도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주 의원의 발언에 동조하는 이들이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못하더라도 다음 지방선거를 건져야 한다는 생각이 TK 사이에는 있다. 당권을 놓치면 이들은 무너진다"며 "주 의원의 강한 모습은 이들에 어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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