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영국계 다국적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AZ)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에서 진행한 최종 3상 임상시험에서 79%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해당 임상에서 백신이 혈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AZD1222(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의 명칭) 의 미국 3상 시험은 코로나19 증상 예방에 79%의 통계적으로 상당한 효능을, 중증·입원 예방에 100%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실시한 3상에는 모두 3만2449명이 참가했다. 백신 투약 그룹과 가짜약 투여군의 비율은 2 대 1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의 효능은 인종과 연령에 걸쳐 일관적이었다"면서 "특히 65세 이상에 대한 효능은 80%였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독립적인 의약품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DSMB)가 백신에 관해 아무 안전 우려도 식별하지 않았다"며 "DSMB는 독립적인 신경과 전문의 도움을 받아 혈전증 사건과 뇌 정맥동 혈전증(CVST)에 대한 구체적 검토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DSMB는 1차례 이상 백신을 투여받은 참가자 2만1583명 중에서 혈전증 또는 혈전증을 특징으로 하는 사건의 위험 증가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CVST와 관련한 특정 검색을 했지만 해당 임상에서 어떤 사건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다른 백신들과 비교해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영국 등에서 실시한 임상에서는 평균 예방 효과가 70.4%였지만 미국 임상에서는 79%로 효능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95%), 미국 모더나(94.1%) 등의 백신보다는 효능이 떨어진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하고 접종 중이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20여개국이 이 백신의 전체 또는 일부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유럽의약품청(EMA) 과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이 혈전을 유발하는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차츰 접종을 재개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을 지휘한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미국 임상 결과에 대해 "새로운 인구집단에서 놀라운 효능을 보여줬고 옥스퍼드 주도 임상 결과와도 일치하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폴라드 교수는 "백신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모든 연령대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사라 길버트 교수는 어떤 백신을 접종한 뒤 몸이 아픈 사례는 언제나 있다며, 접종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것이 백신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길버트 교수는 "유럽 전역에서 하루에도 수천명이 코로나19로 죽어간다"면서 "가능한 빨리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백신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