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황수분 기자]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 사실이 드러난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 ·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코트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흥국생명 측은 “지난 10일 구단 소속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선수 시절 학교 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피해자분들께서 어렵게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밝혀주셨다. 피해자분들께서 겪었을 그간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단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스스로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학폭’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무기한 출전 정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학폭) 사실이 드러난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 ·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코트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에 앞선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피해를 당한 21가지의 일들을 나열하면서 “피해자들은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제외 더 있다”고 폭로했다.
이재영 · 이다영은 자신들의 행위가 드러나자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국가대표에 매번 선발될 정도로 특출난 기량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V-리그 최고 인기 스타가 된 쌍둥이 자매의 주가는 이번 학폭 논란에 완전히 흔들렸다. 방송가에서는 쌍둥이 자매가 출전했던 방송 출연분과 CF가 삭제되는 등 ‘쌍둥이 자매 흔적 지우기’에 나선 듯 보였다.
무기한 자격정지로 이들은 선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미 여론이 등을 돌린 만큼 복귀 시점을 잡는 일조차 만만치 않을 전망으로 보인다.
이재영 · 이다영 쌍둥이 자매 ‘학폭 · 퇴출’에 외신도 관심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쌍둥이 배구 선수가 학창 시절 친구들을 괴롭힌 것이 드러나 대표팀에서 퇴출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국내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을 보도하면서 “한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동·하계올림픽 톱10에 정기적으로 속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수많은 스포츠 폭력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알렸다.
또 “두 선수는 다양한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데 과거 행적이 드러나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한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동·하계올림픽 톱10에 정기적으로 속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수년간 수많은 스포츠 폭력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각종 이슈를 소개했다.
프랑스 AFP통신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역시 두 선수의 사건을 전달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쌍둥이 선수들이 중학교 시절 폭력 행위 발각으로 국가대표팀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면서 두 선수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선제적 역할 해 달라” 당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문제가 된 학폭 논란에 대해 “단호하고, 엄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기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지난 17일 스포츠윤리센터를 찾아 이숙진 이사장과 프로스포츠 선수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인권 침해 근절과 체육계 인권보호 현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8월 5일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 인권 침해와 스포츠 비리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체육계로부터 분리돼 독립성 · 전문성 · 신뢰성을 갖춘 스포츠인권 전담기구’다. 황 장관은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안심하고 신고하고 해결해줄 수 있다는 걸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사 역량이 부족한지, 다른 문제가 있는지, 잘하고 있는데 홍보가 부족한지, 체육계 선수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건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개선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학폭 선수 국가대표 박탈 “일벌백계” 70% 압도적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학폭을 저지른 선수에 대한 출전정지 및 국가대표 자격 박탈 조치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저지른 시기에 상관없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학교폭력 선수 국가대표 자격 박탈 여론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70.1%가 ‘체육계 학교폭력 방지 차원에서 일벌백계로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고연령층일수록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의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30 젊은 세대가 일벌백계 여론이 압도적이다. 30대와 20대(18~19세 포함)에서는 일벌백계 응답이 각각 82.3%와 77.3%에 달했다. 40대도 70.9%로 전체 평균을 살짝 웃돌았다.
하지만 50~70세 이상의 일벌백계 응답은 각각 68.5%, 63.1%, 54.8%로 고연령대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70세 이상은 ‘지나치다’는 응답도 34.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