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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탈 원전 충성에 문 닫은 월성 1호기 ‘복마전’ 전말

감사원, ‘월성 1호기 폐쇄’ 경제성 평가 과정 문제 지적
감사 막으려 444개 문건 삭제…“산업부 직원 증거 인멸”
2023년부터 줄줄이 운전기간 만료 앞두고 혼란 예상 돼
멈춘 원전 재가동 사실상 어려워…“결정 번복 장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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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단추가 된 경제성 부분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대선 공약에 따라 문재인 정부 정책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애초부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방향을 잡고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췄다.


감사원은 20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점검’을 발표하고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의 적정성과 관련해 산업통상부 직원들이 관여했으며,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밝혔다. 특히,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점을 알았지만 방치한 것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향후 재취업 ·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감사자료를 당국에 통보토록 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8년 6월 회계법인이 한수원에 제출한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다. 


한수원 이사회 조기 폐쇄 결정…즉시 가동중단


감사원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2018년 4월 4일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 등이 나오기 전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기를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직원들은 이 방침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한수원이 즉시 가동중단 방안 외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못하게 했고,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 데 유리한 내용으로 경제성 평가결과가 나오도록 평가과정에 관여해 경제성 평가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며 “장관은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 뒀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부 국장과 부하직원은 지난해 11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그해 12월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수원은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용역 진행 과정에서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안 및 계속가동하는 방안 외 폐쇄 시기에 대한 다른 대안, 즉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방안 등은 검토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 역시 폐쇄 시기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지 않으면서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기와 관련해 즉시 가동중단 외 다른 대안은 검토하지 못하고 심의 · 의결하게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정 사장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위 국감에서 감사원의 결과보고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며 취임 후 누구보다 ‘투명한 경영’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보고자료 등 문건 삭제…증거 인멸 시도


특히 산업부는 감사가 시작되자 일요일 밤에 사무실에 들어가 청와대 보고 자료 등 444건의 문건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백 전 산업부 장관은 2017년 12월과 2018년 3월 한수원으로부터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보다 운영변경 허가 기간(2년 뒤)까지 운영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2018년 4월 초 문 대통령이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 중단 계획’에 대해 청와대 보좌관에게 물었고 이를 전해들은 백 전 장관은 “즉시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와 한수원, 경제성 평가를 맡은 회계법인은 판매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2018년 5월 3일 3427억 원이었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를 1779억 원에서 733억 원으로 낮췄다가 같은 달 18일에는 163억 원까지 떨어뜨렸다. 이후 회계법인은 같은 해 6월 11일 최종 224억 원으로 보고했고 한수원은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산업부 직원은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2019년 12월 1일) 오후 11시 24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16분까지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월성 1호기 관련 문건을 삭제했다. 청와대 보고 문건들도 포함됐다. 총 삭제한 문서는 444건으로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120건의 문서는 복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 역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월성 1호기 재가동과 영구 정지 지속을 두고 논쟁이 벌어져도 이에 대한 명확한 정부 지침이 없어 사업자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

 


‘조기 폐쇄 결정’ 관련자 징계 타당성 약화될 듯


이번 감사원의 판결로 이 결정에 대한 타당성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3년을 더 돌릴 수 있었던 원전을 미리 멈춘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진행된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정부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산업부에 월성 1호기 감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20일 논평에서 “월성 1호기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선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를 방해한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감사원의 결론에도 산업부는 기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탈원전 정책도 흠집이 나게 됐다. 이에 따라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갈등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노후원전 14기의 설계 수명이 끝날 때마다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할 방침인데, 그때마다 타당성을 놓고 월성1호기 때보다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경제성과 안전성,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와 별개로 에너지 전환 정책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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