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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한복판에서 유령과의 싸투 에릭 브레스의 호러 스릴러 <고스트 오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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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이라는 악몽의 저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차 세계 대전 종전을 앞둔 1944년, 나치 최고 사령부가 점령했던 프랑스의 한 저택에 도착한 미군 부대원들은 그곳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나비효과>의 에릭 브레스가 연출을 맡았고, <겟 아웃> 제작진이 참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더 기버: 기업 전달자>의 브렌튼 스웨이츠, <클로버 필드>의 테오 로시,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카일 갈너. <피치 퍼펙트>의 스카이라 애스틴, <헝거게임: 캣칭파이어>의 앨런 리치슨이 출연했다. 

 

 

 

심리적 공포를 초현실적 이미지로

 

나치 점령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미군 크리스와 4명의 부대원들은 임무에 따라 프랑스 대저택에 들어선다. 이들이 저택에 나타나자 교대 부대는 서둘러 떠나고, 그 모습에 의문을 가지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곧 부대원들은 그들이 왜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했는지 짐작하게 된다. 커튼 뒤의 사람 형체가 보이지만 이내 사라지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주술을 행한 듯한 흔적이 발견되고 죽은 자의 환영이 보인다. 

 

 계속되는 죽음에 대한 경고와 악령의 위협에 시달리던 부대원들은 군법에 회부될 위험을 감수하고 집을 떠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저택 주변의 같은 공간을 맴돌고 있다 사실을 알게 된다. 부대원들은 할 수 없이 저택으로 돌아와 비밀을 풀기로 작정한다. 유대인을 숨겨준 이유로 나치에게 잔인한 죽음을 당한 일가족의 사연을 알게 된 부대원들은 그들의 한을 풀어줘야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스트 오브 워>는 공수창 감독의 2004년작 <알포인트>를 연상시킨다. 중후반부까지 전장을 배경으로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후반 반전을 통해 그동안의 미스테리를 설명하는 방식도 그렇다. 물론, <고스트 오브 워>는 해석이 다양한 열린 결말의 <알포인트>와는 전혀 다르게 명확한 반전에 SF라는 파격을 보여주지만, 죄의식이라는 심리적 공포를 초현실적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상통한다. 

 

 

 

우리는 모두 ‘벽 속의 군인’

 

이 영화의 매력은 전반에 배치된 많은 암시들이 결말의 반전에 이르러 해소되는데 있다. 반면, 호러의 장르적 쾌감은 빈약하다. 죽음을 예견하는 모스부호나, 일가족의 사연이 담긴 일기장 등의 단서들이 관객의 가슴에 공포를 던지는 역할은 미비하고 ‘큰 그림’을 맞추는 ‘퍼즐’로서의 역할에 치우쳐 있는 것이다. 복선에 대한 강박에 비해 호러적 감각은 진부하다보니 전쟁의 트라우마나 심리적 압박감은 관객에게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감독은 참전 군인의 트라우마를 관객에게 간접 체험하게 하기 위해 심리적 공포를 시각화한 세계 속에 캐릭터들을 던져놓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게 보여준 장면이 캐릭터들의 고통과 슬픔을 짐작하는데는 더 도움이 된다. 

 

공포의 대상에게 한서린 사연이 있다는 이야기 구조는 일견 동양적이기도 하다. 대본을 직접쓰고 연출을 맡은 에릭 브레스 감독은 전쟁의 비극적 구조는 반복된다는 점, 전쟁이 끝나도 죄의식은 벗어날 수 없는 공포로 인간을 죽여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전쟁에서의 직접적 살육보다 방관자로서의 죄책감을 부각시킨 것이 새롭다. 이것은 비윤리적 전쟁과 민간인의 희생을 그저 지켜만 보았던 관객을 향한 다그침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고스트 오브 워>는 참전 군인의 트라우마라는 외피를 입었지만, 관객의 심리 깊숙이 뭍혀있는 죄의식의 자각을 유도하는 슬픈 드라마다. TV 뉴스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바라만 보며 그것을 막을 행동은 망설이거나 포기한 우리는 모두 ‘벽 속의 군인’이기 때문이다. 

 

 감독의 대표작인 2004년의 판타지 드라마 <나비효과> 수준의 몰입감을 기대한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지만, <나비효과>를 연상시키는 연출과 스타일은 자주 보인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나비효과>를 사랑하는 관객을 위한 재치있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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