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자동차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캠핑카 등록대수는 2017년 1989대에서 지난해 3325대로 1년새 67% 증가했다. 지난 2월 모든 종류의 차종이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자동차 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차박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안전 휴가’를 고민하고 있는 당신을 위해, 차박의 명소를 소개한다.
낙조가 아름다운 마시안해변
인천시 영종도 마시안해변은 차박 성지다. 수도권에서 영종대교 및 인천대교를 건너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해변 주변에서는 유료로 운영하는 갯벌 체험장이 있어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은 아이들의 자연체험학습으로 즐기기에 손색없다. 인근 주변에 음식점, 매점 및 카페 등이 많아 먹거리가 다양하나, 캠핑관련 부대시설이 부족하므로, 도착 전 캠핑에 필요용품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인천시 용유도 거잠포 선착장은 일몰과 일출 둘 다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연말연시에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러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몰린다. 선착장에서 바다쪽을 보면 상어 지느러미를 닮아 일명 샤크섬이라 불리는 매랑도가 있는데, 매랑도 위로 해가 보여 일몰과 일출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거잠포 선착장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서 차박을 즐길 수 있는데, 아름다운 일몰‧일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차박캠핑을 원한다면 거잠포 선착장에서의 1박을 추천한다.
인천시 승봉도 내 승봉 힐링 캠핑장은 2017년 개장한 곳으로 섬 주민이 운영하고 있다. 흙이 아닌 잔디와 데크로 되어있어 공놀이나 간단한 활동들이 가능하다. 캠핑장 내 여러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관리사무소에서는 독특하게 섬 특산물도 판매를 한다.
이일레해변의 산림욕장은 자생 해송림이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옹진 숲길 10선에 선정된 바다둘레길은 경사가 완만하여 가벼운 트레킹이 가능하다. 또 다른 명소인 부두치해변에서 촛대바위까지의 해안산책로는 데크가 길게 이어져 경치를 감상하기 좋다.
청정한 물이 흐르는 어비계곡, 백운계곡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어비계곡의 길이는 양평군 옥천면에서 시작되어 약 3km에 이른다. 어비계곡은 홍수 때 물고기(魚)가 산을 뛰어넘었다(飛)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어비산이 북한강과 남한강 사이에 있어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일대가 잠겨 계곡에 갇혀 있던 물고기들이 어비산을 넘어 본류인 한강으로 들어갔다는 전설이 있다.
어비계곡과 유명산계곡이 만나는 곳의 합소오토캠핑장을 비롯해 어비계곡을 따라서 여러 캠핑장과 산장이 들어서 있다. ‘차박’ 장소로는 이들 캠핑장이나 산장을 추천한다. 어비계곡은 대부분의 구간에 계곡으로 내려갈 수 없도록 울타리가 쳐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계곡 중간쯤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이 다리 주변은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열려 있다. 다리 근처에 차를 세우고 경치를 즐기며 쉬었다 가기 좋다. 어비계곡 입구의 문화마을에는 계곡에서 내려온 물이 흘러 아이들과 물놀이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 특히 어비계곡은 마을 주민들이 평소에 깨끗이 관리해온 덕에 물이 맑다. 시원한 계곡물에서 송어와 산천어, 메기 등을 만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경기도 포천시 백운계곡은 포천에서도 청정한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으로 유명하다. 길이가 약 10km에 달하는 계곡은 기암괴석으로 가득하다. 그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은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고 수량이 풍부하며, 작은 연못과 폭포를 이룬다. 여기에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더해지면 평화로운 숲의 극치를 보여준다.
백운계곡 주변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차박하기 좋은 장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백운계곡 입구에 있는 백운교와 흥룡사 주변에 차를 세워두기 좋은 한적한 곳들이 있다. 백운계곡 주차장도 쾌적하고 넓다. 꼭 차박을 하지 않아도 좋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백운계곡을 걷다가, 발이라도 담그거나 물놀이를 즐겨보자.
한편 백운계곡 입구에서 광덕고개로 이어지는 도로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줘 드라이브하기 좋다. 광덕고개에는 쉼터, 카페, 작은 공원도 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산길을 걸어보는 것도 백운계곡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산수화를 펼쳐놓은 한산도
경남 통영시 통제영 오토캠핑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 통제영이 최초로 자리 잡은 한산도에 위치하고 있다. 한산도에서 바라보는 오토캠핑장의 전경은 한 폭의 산수화를 펼쳐놓은 듯 수려하여 일몰·일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하루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차로 10여분을 달리면 봉암 해수욕장과 와다리길이 나온다.
몽돌이 가득한 해수욕장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찾기 좋다. 편의시설로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 어린이수영장, 매점 등이 있고,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171 한산도통제영 테마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 평사리공원오토캠핑장은 섬진강 변 은빛 백사장을 품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힐링을 즐길 수 있으며, 매달 섬진강 ‘달마중’ 야간 프로그램(하동 주민공정여행사 ‘놀루와’ 홈페이지 통해 신청)이 진행되는 최적의 힐링 캠핑 장소로 꼽힌다.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평사리 공원의 나무들로 그늘이 많아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인근 10분 거리에 최참판댁, 화개장터, 매암다원 등 인기 관광지들이 있어 ‘슬로시티 하동’만의 특색을 느껴볼 수 있다.
경남 함양군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굽이쳐 내려온 화림동 계곡의 명소인 농월정 인근의 한옥형 오토캠핑장인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도 이채롭다. 농월정(弄月停)은 ‘달을 희롱한다’라는 뜻이다. 농월정에서 노니는 옛 선비처럼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오롯이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편의시설로는 캐빈하우스, 주차장, 화장실, 캠핑센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