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윤호영 기자] 지난 1969년, 창업한 한국야쿠르트는 1976년 식품업계 최초 기업 부설 연구소(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형 유산균’ 개발에 매진해 왔다. 국내 기업 중 반세기 가까운 시간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연구 외길을 걸어온 곳은 흔치 않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원들은 유산균 국산화를 최우선 연구 과제로 삼고 전국을 돌며 균(菌)을 수집했다. 우유를 발효해 만든 발효유 중심의 해외 낙농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에는 식물성 발효 제품이 풍부했다.
전국을 돌며 전통시장 등에서 젓갈, 고추장과 같은 발효식품을 구매하고 장수촌으로 유명한 전남 구례를 찾아 노인들의 실제 생활 환경에서 미생물을 채취했다. 체내 가장 건강한 균주를 찾기 위해 산후조리원을 찾아 다니며 신생아 기저귀를 얻었다. 이렇게 모은 유산균주만 현재 4,500여 개에 이른다.
노력은 곧 결실이 되었다. 20여 년 연구 끝에 1995년, 유산균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기존 시장에서 기술 독립을 이뤄낸 것이다.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 개발로 인한 균주 수입 대체 효과는 2천억 원이 넘는다. 현재 회사는 총 6종의 개별인정형원료와 54건의 기능성 균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이러한 연구기술력을 앞세워 B2B(기업 간 거래)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국내외 B2B 사업으로 판매하는 균주는 식약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로 인증(체지방 감소에 도움줄 수 있음)받은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이다.
중앙연구소에서 특허받은 유산균 ‘KY1032’와 ‘HY7601’을 조합해 만들었다. 전국에서 수집한 김치류에서 분리한 한국형 유산균이다. 회사는 지난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총 연구 기간만 17년, 3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했다.
회사는 연구개발 매진과 함께 약 1,000억원 이상의 설비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 2014년 평택공장 부지에 국내 최초 다목적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를 준공하고 유산균 대량 배양 체제를 구축한 것. 2019년에는 최신 생산시설의 평택 신공장을 완공하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배양에서부터 생산에 이르는 통합 공정체제를 마련했다.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연구소장은 “한국야쿠르트 연구진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한 4,500여개 균주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발굴에 힘써왔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B2B사업을 확장하며 거대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선도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연구소는 유산균을 중심으로 생명공학에서부터 신소재부문까지 연구 분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피부, 다이어트 등 미용 뿐 아니라 대사성 질환과 미세먼지 등 위해요인 관련 면역 분야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