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린 부부의 첫 재판이 16일 열렸다.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3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1)와 B씨(18·여)부부는 16일 오전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송현경)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 기일에서 "혐의인정 여부에 대해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A씨 부부 측 변호인은 "다음 재판에서 혐의 인정여부를 밝히겠다"면서 "기일을 추후 지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A씨 부부는 이날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 나타났다. 이어 국민 참여재판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B씨는 "희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검찰 측이 공소사실을 밝히자 고개를 숙이며 재판 내내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A씨 부부는 당초 아동학대치사죄로 구속 후 송치됐으나, 검찰은 이들 부부에 대해 살인죄로 죄명을 변경하고,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2개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생후 7개월인 영아에게 3~4일 이상 분유 및 수분을 주지 않고,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아기를 방치한 지 5일째 아기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도 아기가 B씨의 아버지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종이박스에 넣어 방치했으며, 이들 부부가 추후 아기의 시신을 야산에 묻어 은폐하려했던 정황을 확인하고 사체유기죄를 추가했다.
이어 아기가 숨지기 2주전에도 아기를 6시간 동안 홀로 방치해 경찰에 신고 된 사건과 관련해서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죄가 인정된다고 보고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를 토대로 A씨와 B양에 대해 살인죄, 아동복지법위반, 사체유기죄 등 모두 3가지 혐의를 확인해 추가 기소했다"며 "공판 과정에서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철저히 공소유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 등은 지난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6일간 인천시 부평구 자신이 살고 잇던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C양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은 지난 6월 2일 딸 부부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외할아버지가 이 아파트를 찾아다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