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기온이 올라가면서 피부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강한 자외선과 오존, 미세먼지 등 피부에 위협적 요소들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신체가 변화된 온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또한, 물놀이 캠핑 등 야외 활동으로 인해 피부 노출 시간이 증가하고 감염 매개체와의 접촉도 빈번해지는 계절이다.
찌르는 통증, 대상포진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피부가 노출되면 멜라닌을 증가시켜 기미나 주근깨 노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 심한 경우 피부염이나 화상의 위험이 있다. 피부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일광화상을 유발하면 붉은 반점을 형성시키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는 가능한 장시간의 외출은 피하고, 긴소매 옷이나 모자 양산 등으로 피부를 가리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좋다.
햇볕을 받은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따가움, 가려움, 붉은 반점, 발진, 진물, 출혈 등의 증상을 일으킬 때는 피부가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한동안 피하고 냉찜질과 보습제로 회복을 시도하는 것이 적절하다.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거나, 심하면 병원을 통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이나 화장품, 복용하는 약 등의 특정 성분이 햇볕을 만나면서 개인에 따라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복적 반응이 있으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편이 현명하다.
손과 발, 그리고 표피 내 작은 물집을 형성하는 한포진은 여름에 극성인 피부질환이다. 손이나 발에 붉거나 노란색의 작은 수포가 무리지어 나타나며 재발성 습진성 성격을 지니고 있어 환자를 괴롭힌다. 가려움이 심하고 통증이 있는 경우도 흔하다. 주부습진과 유사해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습도와 온도가 높은 여름에 증상이 악화되거나 발병률이 높다. 특히, 여름철 더운 날씨로 체력 저하, 냉방병이나 불면증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포진의 원인이 면역 균형의 무너짐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여름철 면역 체계의 불안정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 중 하나로 대상포진이 있다. 피부에 수포가 생기며서 송곳으로 찌르는 통증을 느끼는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 증세처럼 시작해 발열과 오한, 메스꺼움, 복통, 설사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심할 경우 간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연령층은 50~60대 이상이던 과거와 달리 20~30대까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상포진 월별 진료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7∼9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관련이 있으므로 휴식을 취하고 물집이 번지거나 터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피부 구석구석 곰팡이균
높은 습도와 고온의 환경은 몸에도 곰팡이를 번지게 만든다. 무좀, 완선, 어우러기 등의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피부질환은 일종의 곰팡이균에 의한 것이다.
땀이 많이 나고 통풍이 힘든 환경에 처하기 쉬운 발가락 사이사이는 곰팡이에 취약하다. 사타구니 부분이 가렵고 벌겋게 붓는 완선 또한 곰팡이에 감염돼 생긴다. 발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이 사타구니에 침투한 경우다. 사타구니는 발과 마찬가지로 곰팡이가 살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완선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사타구니에서 허벅지, 엉덩이까지 번지면서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위험이 따른다.
무좀이나 완선 등 피부사상균에 감염됐을 경우 씻고 난 후에 물기를 바짝 말리고 통풍이 잘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전염과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병원을 통한 꾸준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장시간 고통을 겪을 수 있다.
겨드랑이, 가슴, 등, 목 등 피부가 겹치는 부위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나타나는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라는 효모균이 원인이다. 황토색, 황갈색, 붉은색을 띄는 다양한 크기의 반점과 하얀 버짐 등이 섞인 형태로 발생한다. 여름철에 과도한 땀을 흘린 상태로 방치하면 균이 번식하면서 생긴다. 국소 항진균제를 2주 정도 바르면 되지만 증상 범위가 넓을 경우 먹는 항진균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 또한 전염과 재발이 심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름철의 피부질환 중 흔한 것으로 땀띠가 있다. 땀띠는 땀샘이 막혀 물질이 생기는 질환이다. 땀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 자극물질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땀이 땀샘을 막지 않도록 목욕을 자주해서 땀을 씻어내거나 냉방기기로 땀을 증발시키는 것이 좋다. 땀띠 환자의 절반 이상이 영유아이므로 아이들의 피부 상태를 잘 살펴줄 필요가 있다.
모기 물린 자리에 균 침투
땀띠와 함께 영유아 발생이 높은 질환으로 농가진이 있다. 농가진은 전염성이 높은 피부 감염증중 하나다. 유아가 모기에 물린 경우 쉽게 아물지 않으며 물린 자리가 붓기도 하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엔 고름이 차오를 수도 있는데 이때 의심해 보아야 하는 것이 농가진이다. 농가진은 모기 또는 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에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나타나는 피부병이다. 어른에서는 겨드랑이와 음부, 손 등에 생기기도 한다.
발병 초기의 물집은 겉보기에 정상적인 물집으로 시작돼 곧 크고 흐물흐물한 물집으로 변해간다. 물집의 경계는 명확하며 병변주변에 홍반이 옅게 나타난다. 무력증, 발열,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염성이 강해 하루 만에 몸 전체로 퍼질 수 있으며, 주변인에게 쉽게 옮기므로 병원을 방문해 빨리 치료받는게 좋다.
기저귀 피부염 또한 영유아를 괴롭히는 대표적 계절성 피부염이다. 기저귀 피부염이란 기저귀의 습기나 마찰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기저귀를 차는 영유아의 회음 부위가 수분에 의해 짓무르고 대소변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자극 물질에 의해 피부 장벽이 손상됨에 따라 작은 자극에도 쉽게 염증이 일어나게 된다.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2차감염이 일어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습기가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므로 기저귀를 갈 때 먼저 마른 수건으로 닦고, 가능한 물수건을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베이비파우더는 땀구멍을 막아 오히려 피부염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산화아연이 포함된 연고나 바셀린 등을 바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보다 헐렁하게 기저귀를 채우고 자주 기저귀를 벗겨서 통풍을 시켜주면 피부 온도를 낮추고 마찰을 줄여서 피부염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