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원전수출’ 병행 기조를 두고 ‘성공은 어려울 것’이라는 해외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최근 방한(訪韓)한 에그네타 리징(Agneta Rising)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은 “국내에서 원전을 폐쇄하고 해외에서 원전 수출에 성공한 사례는 못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징 사무총장은 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여당은 탈원전이 세계적 트렌드라고 국민들에게 강조한다. 정말 그런가’라는 질문에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후 정체기가 있었지만 원전 산업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국가는 독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일본, 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신규원전 건설 또는 원전 비중 축소를 연기 중이다. 한국은 발전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 성과가 없는데 현 상황에서 원전 비중을 확대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원자력”이라고 답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후 한국이 추가 수주에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원전은 자동차, 비행기처럼 한 번 제품을 팔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100년 대계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선 원전을 짓지 않는데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는 건 어렵다고 본다. (원전 발주국 입장에서는) 지속적 관리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전 비중을 줄여도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독일의 경우 원전 비중을 줄인 후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있었다. 현재 독일 국민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EU(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프랑스는 원자력 비중이 높은데 EU 내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요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