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방문해 “남북정상은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한 이튿날 노르웨이 총리가 ‘전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2일 노르웨이 왕궁에서 열린 하랄5세 주최 국빈만찬 연설에서 “한반도에 있는 남과 북도 같은 민족”이라며 “남북정상은 작년 판문점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또 “노르웨이가 보여준 것처럼 평화는 좋은 것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한반도에서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가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이곳 노르웨이까지 닿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성원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1814년 노르웨이, 스웨덴 간 마지막 전투를 기념해 양 국 국경에 세워진 ‘모로쿠리엔(Morokulien)’ 공원 기념비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념비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두 형제 나라에서 더 이상 전쟁은 불가능하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문 대통령 발언은 노르웨이, 스웨덴처럼 남북도 같은 민족으로서 ‘전쟁 금지’를 약속했으므로 노르웨이가 한국 대북정책을 지지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문재인 정부는 ‘선(先) 대북제재 완화(평화체제 구축), 후(後) 북핵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정부는 이같은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에르나 솔베르그(Erna Solberg) 총리는 만찬 이튿날인 13일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개발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완전히 획득하면 지역 균형과 전세계적 균형이 깨질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핵) 사찰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 핵개발로 평화체제가 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 북핵 폐기, 후 평화체제 구축’을 강조한 셈이다.
앞서 9일 문 대통령과 사울리 니니스퇴(Sauli Niinisto) 핀란드 대통령 간 정상회담 당일 핀란드 정부는 20년 간 지속된 대북지원을 전격중단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6일에는 “핀란드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핵 폐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17일에는 스웨덴 정부 지원을 받는 외교정책 연구기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북한이 핵탄두를 작년 대비 10기 가량 늘려 20~30기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SIPRI는 “북한은 2018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핵실험 중지를 발표했지만 군사핵 프로그램을 안보전략 핵심요소로 계속 우선시하고 있다”며 작년 4월 체결된 판문점선언을 ‘직격’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침략 역사는 없다’며 “북한 핵폐기를 이끌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