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6.13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 당일인 작년 3월 30일 경찰 수사를 받은 고(故) 조진래 전 의원(향년 54세)이 생전에 SNS에 남긴 글들이 시민들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전 의원은 경찰의 소환조사 통보가 이뤄진지 며칠 뒤인 작년 4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에 대한 심적압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듯한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서기 3세기 경 중국 위(魏)나라의 왕족이자 시인이었던 조식(曹植)이 쓴 시(詩)인 칠보시(七步詩)를 올리면서 “청명 지나 곡우에 이를 때”라고 말했다.
칠보시는 친형이자 왕이었던 조비(曹丕)가 자신을 죽이려 들자 조식이 읊은 시로 “콩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 콩이 솥 안에서 운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들볶는 것이 어찌 이리 심한가”라는 내용이다.
조 전 의원 공천 당일 이뤄진 경찰 수사를 두고 한국당은 ‘정치탄압’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지난번 울산 김기현 시장 공천이 발표된 날 울산시를 압수수색한 울산 정치경찰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아연실색했다”며 “오늘 또다시 창원시장 후보를 공천 발표한 당일 우리 시장 후보를 경찰이 소환조사한다. 명백하고 어떤 경우든 6.13 정치공작 기획수사”라고 했다.
경남경찰청은 조 전 의원 소환조사 일정에 대해 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 확정 열흘 전에 변호인과 조율된 것이라며 ‘정치공작 기획수사’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경남테크노파크 채용비리 혐의로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조 전 의원을 수사했다.
그러나 조 전 의원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근래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의 그 이름으로 너무나 잔혹하고 비정한 정권이다(황교안 대표)” “조 전 의원이 2년에 걸친 하지도 않은 채용비리 수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홍준표 전 대표)” “뭐가 그토록 미워서 1년 6개월 동안 사람을 이토록 괴롭히나. 수사, 소환, 재수사, 재소환.. 결국 죽어서 끝났다(장제원 의원)” 등 정부를 재차 압박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조 전 의원 수사에 ‘하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 전 의원은 생전에 ‘가족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작년 6월 10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장모님 동영상을 올리면서 “저의 장모님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오신 분이다. 그런 분께서 못난 사위를 위해 마이크를 잡으셨다”며 “저는 참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약 1년 가까이 업데이트 되지 않던 조 전 의원 페이스북에는 지난 25일 그의 별세를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수백 명의 시민들은 댓글에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눈물 난다” “너무 슬프다” 등 대부분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