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에게 검찰이 징역 26년을 구형했다.
23일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2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피고인은 한 달 전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을 먹고 아내가 나오길 기다리며 잠복하는 등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며 "A씨는 유족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했고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 참회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A씨의 변호인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3년 전 발병한 병으로 인해 발화 능력이 어눌해진 점 등은 있지만 범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범행 동기와 목적에 대해서도 명확히 진술했다"는 내용의 감정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죄송합니다. 딸 3명인데…"라고 말을 시작하자 방청석에서 "딸을 네가 키워. 가정폭력범 주제에…"라는 고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A씨는 지난 7월 13일 오후 8시 15분경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주택가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내 B(40)씨의 복부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 B씨와 별거한 뒤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였다.
별거 후 B씨의 거주지를 알지 못한 A씨는 범행 당일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딸을 뒤따라가 기다리다가 집 밖으로 나온 아내를 살해했다.
A씨의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아빠라는 사람은 내가 어릴 때부터 엄마를 폭행했고 내 생일에 엄마를 끔찍하게 해쳤다"며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벌이 줄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A씨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7일 오후 1시 40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