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임기 중 중앙종회에 의해 탄핵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설정스님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은 16일 오전 10시부터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재적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찬성 56표(반대14표, 기권4표, 무효1표)로 통과됐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에,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되며, 오는 22일 개최될 예정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원로회의에서는 24명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준된다.
현재 원로회의 측은 설정 스님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앙종회에서 압도적으로 찬성했기에 불신인안이 그대로 인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조계종은 총무원장 권한대행인 진우 스님이 주관하는 가운데 60일 이내에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설정스님은 은처자 의혹과 사유재산 은닉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 왔었다.
한편 불교개혁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정 총무원장의 불신임을 환영한다"며 "비리 총무원장의 퇴진이라는 조그마한 진전이나마 보여드려 다행"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불교개혁행동은 '설정, 자승 적폐 함께 청산', '설정 총무원장 만든 중앙종회 해산하라'고 적힌 피켓 시위를 벌이며 "총무원장을 선출한 중앙종회의원들은 총사퇴하고 해산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종회의원과 본사주지스님들은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 당시 설정스님을 총무원장 후보로 추대한 장본인"이라며 "총무원장을 선출한 중앙종회의원들은 사퇴하고 종회가 해산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설정 총무원장의 퇴진에 반대하는 단체 등은 "설정 스님 지켜내자"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가졌다.
설정 스님을 지지하는 모임, 경허선사를 사랑하는 선화자 모임 등은 "설정 스님은 사퇴에 대한 언급을 거두고 공인으로서 종헌종법에 따라 행동하라"고 호소했다.
설정 스님을 지지하는 모임은 '설정 총무원장 지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우산과 피켓시위를 벌였고, 경허선사를 사랑하는 선화자 모임은 "진실은 밝혀진다", "불교계의 적폐세력", "설정스님 퇴진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