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동양화를 전공한 후 서구 미술을 공부한 미술가 강서경 작가(40·이화여대 교수)가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미술박람회 2018아트바젤에서 ‘발로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트바젤은 예술을 사랑하는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새로운 미술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사진이 미술작품으로 인정받을 때도 아트바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트바젤에 대해 뉴욕 타임즈는 ‘예술계의 올림픽’으로, 파리 일간지 르 몽드는 ‘세계 최고’로,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최상의 형식을 갖춘 예술로, 보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임시 박물관‘으로 극찬한다.
한국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07년 양혜규 작가 이후 두 번째로 11년만의 경사다. 강서경 교수와 함께 요르단 로렌스 아부 함단(33)이 ‘발로아즈 예술상’의 영예를 안았다.
강서경 작가는 할머니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그랜드마더 타워(Grandmother Tower) 시리즈와 로브 앤드 라운드(Rove and round) 시리즈를 출품했다. 작품 속에는 다분히 한국적인 미감이 녹아있다. 강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서 회화를 공부했고, 다시 모교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컨템포러리아트 인스티튜트에서 'Black Mat Oriole'에서 개인전(8월 12일까지)을 열고 있으며, '발과 달'(시청각, 서울 2015), '제 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광주비엔날레, 광주 2016), 'Group Mobile'(빌라바실리프 개관전, 파리 2016), '치효치효'(갤러리팩토리, 서울
강서경은 회화,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회화의 방법론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 나간다. 조선시대 악보인 정간보 악보법을 따라 공간 안에서 색, 형태. 구조, 간단한 움직임 등을 통해 조형적 균형을 맞추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입혀 서사를 완성하는 형식을 띤다. 현대 사회에서 각 개인이 놓인 여러 불균형적 관계 속 모순과 갈등의 공존 방식을 모색한다. 2013년 제13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번 수상 상금은 3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3300만원)이며, 수상 작품은 아트바젤이 구매해 유럽의 주요 미술관 중 두 곳에 기증하게 된다.
‘발로아즈 예술상’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스테이먼트(Statesments) 섹터 중 두명의 작가를 선정한다. 강서경의 작품을 출품한 갤러리는 서울 북촌로 원앤제이 갤러리(대표 박원재)로, 아트바젤 참여 한국 갤러리로 스테이트먼트 섹션 수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트바젤 ‘스테이트먼트 섹터’는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지원 단계에서부터 운영위원들이 작가와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 갤러리의 역량을 기준으로 면밀한 심사를 하여 참가 여부를 결정한다. 페어 시작 직전 10명 이내의 유럽 주요 미술관의 큐레이터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다시 스테이트먼트에 참여한 갤러리와 작가를 심사하여 매년 행사 직전 수상 작가를 선정한다.
14일(현지시간) 개막해 17일까지 스위스 바젤의 메세플라츠에서 열리는 바젤 아트페어는 1970년 창설된 이래로 세계 화상들과 컬렉터들이 운집하기로 유명하다. 올해로 49회째. 35개국 290개의 갤러리, 4000명의 작가가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원앤제이 갤러리와 국제갤러리, 두 화랑만이 참여했다. 국제갤러리는 2007년에 ‘발로아즈 예술상'을 수상했던 양혜규 작가와 단색화 작가 박서보, 미국 미니멀리즘 대표작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