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북한과 미국이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북)과 '체제 안정 제공 약속'(미)을 맞교환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북미 양국은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양국은 고위 당국자간 후속회담과 2차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6·25 전쟁 발발 이후 68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후속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4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오후 1시43분 공동성명 형식의 4개항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은 1항에서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두 국가 국민의 바람에 맞춰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고 규정했다. 2항에는 "두 국가는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3항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합의의 하위 항목으로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포함시킨 바 있다. 다만 3항에는 미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은 명시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될 여지를 남겼다. 4항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합의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북한 관계 수립과 관련한 이슈들을 놓고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진지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명기했다. 두 정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와함께 양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 국민의 열망에 맞춰 새로운 북미 관계를 건설하는데 헌신키로 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동참키로 했다.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기쁘다. 이 문서는 광장히 포괄적인 문서이며,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양측이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비핵화 추진 구상에 대해 " 굉장히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후속 비핵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비록 CVID라는 문구를 집어넣지는 못했지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비핵화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틀림없이 초청할 것이며 우리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강조, 후속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북한, 그리고 한반도와의 관계가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될 거고, (북미) 둘 다 무언가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과) 굉장히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며 "위험한 문제였는데 우리가 해결하고자 한다. 김정은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힘든 시간이었는데 오늘 만남이 기대보다 더 좋은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오늘과 같은 자리를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이 종료된 후 기념촬영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성격이 좋고 똑똑하다"며 "협상할 가치가 있는 아주 똑똑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서로가 많은 걸 알게 됐다. 상호 국가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해 북한을 협상 파트너로서 인정하게 됐음을 명확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명하기 앞서 새로운 역사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인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문건에 서명하게 된다"며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런 자리를 위해 노력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이 문서에 서명하고 만남을 가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의를 갖고 노력했고 많은 준비작업이 있었다"며 "폼페이오 장관뿐만 아니라 북한 측 많은 참여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장님께 감사하다"며 "우리는 심도 있는 시간을 보냈고 그 누구의 기대보다도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뜻을 표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미소를 지으며 "매우 고맙다"며 악수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보고 가장 놀란 게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위대한 인격에 매우 똑똑하다. 좋은 조합"이라며 "그는 그의 국민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김 위원장이 매우 재능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며 "또한 그는 자기 나라를 매우 사랑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단독회담 시작 전 공개 사전환담에서 과거의 편견과 관행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언급, 화제를 모았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눈과 가리고 했는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거 극복 의지는 50분가량 이어진 단독회담 후 진행된 확대 정상회담에서도 계속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발목을 집요하게 붙잡던 그런 과거를 우리가 과감하게 이겨내고 뛰어넘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훌륭한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물론 그 와중에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난 그와 함께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회로 과업을 시작해볼 결심이 서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회담과 오찬을 마친 뒤 회담장인 센토사 카페라 호텔을 통역 없이 산책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세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합의문 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2018년 6월 12일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과 북한의 관계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심도있고, 진심이 담긴 의견을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새로운 미·북 관계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것을 확신하며, 이러한 양측의 자신감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내용에 합의한다.
1.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미-조 관계를 수립할 것을 약속한다.
2.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
3.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 유골의 즉각적인 송환을 포함해 전쟁포로와 실종자의 유해 복구를 약속한다.
역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수십년간 지속된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행사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공동 협약의 조항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 이후 미국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진행하는 고위급 실무 회담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실행에 옮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미-조 관계 형성과 더불어,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번영·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