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는 '북한의 비핵화'에 달려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즉 북미협상을 푸는 핵심 열쇠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느냐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미국이 이번 북미회담에 나서는 입장의 윤곽선은 이미 잡혔다. 미국은 한반도 종전선언은 비교적 가볍게 보는 반면, 북한의 비핵화는 핵심적인 사안으로 무겁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트럼프-아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아마도 쉬운 부분일 것"이라며 "어려운 부분은 그 뒤에 있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알다시피 이건 첫 단계가 될 것"이라며 "협정보다 중요한 것은 협정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종전선언은 그야말로 '선언적 의미' 정도이고, 북미협정이 성사됐을 경우, '북한 비핵화 로드맵'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미국의 관심이 온통 쏠려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관계 정상화는 내가 기대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될 때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 이후 북한이 줄곧 주장해 온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과정(process)'이라는 발언으로 이는 12일 싱가포르 회담 이후 몇차례에 걸쳐 북한과의 회담이 더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이해됐다. 추가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회담의 장소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는 백악관에서 시작할 것이다"고 밝혔다. 차기 회담의 장소를 북한 측이 원하는 장소인 평양이 아닌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만이 반영된 백악관을 거론한 것을 두고 국제관계 전문가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을 완벽하게 굴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미국의 CVID 원칙 관철에 대한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적잖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해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및 핵물질 국외 반출은 시급하게 행동으로 옮기고 그외의 북한 핵사찰과 검증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의 차질없는 시행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북한의 요구 조건인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이 어떤 수준에서 미국과 합의될 것 인지만 남은 것으로 예측된다.